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지난주엔 밥을 먹을 때 숨을 쉴 수 없고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아마 증상은 천천히 진행되었을 것인데 가벼운 감기에 걸렸거나 사무실 환기가 안 되었거나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 보느라 눈과 머리가 아픈 것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처방을 받아 약을 먹고 나잘 스프레이를 뿌렸다. 증상이 바로 호전되지는 않는다. 약은 왜 이렇게 독한지 점심시간 이후에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얼굴이 푸석하고 눈이 휑한 것은 덤. 지난주와 이번주 자문의견을 대충 쓰거나 발표자료를 아직 구상하지 못하는 건 모두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오전에 반차 낸 후 오후에 출근해 책장 위에 쌓인 먼지를 닦았다. 회사에서 바닥 청소는 가끔 하지만 손 닿지 않는 책장 위에 쌓인 먼지는 치운 적이 없었던 듯. 검게 닦여 나온 먼지를 계속 호흡해왔구나 싶다. 내 자리만 닦았지만 동료들의 자리에 놓인 책장 위 먼지는 언제 어떻게 닦을 수 있을까. 사무실 먼지는 어떻게든 닦을 수 있다 하더라도 사무실 밖의 먼지는 어떻게 할 것이냐.
주말에 이웃 도시의 아울렛에 다녀왔다. 아울렛 중앙 광장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사람들도 모여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니 진짜 나무가 아닌 가짜 나무다. 하천과 도로 주변에 벚꽃이 활짝 피었는데, 가짜 벚나무가 왜 있는거냐. 하긴 바람이 세게 부니 꽃잎이 눈처럼 날리더라. 벚나무 전체에 벚꽃이 활짝 피기도 전에 꽃잎이 눈처럼 날리더라. 가짜 벚나무는 이미 여전히 화사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