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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눈 폭풍에도 하늘을 날아가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 눈 기러기

제이가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못 보던 새 떼가 보인다며 서둘러 부른다. 하얗고 검은 새들이 둥글게 둥글게 하늘을 돌며 이동하고 있다. 케이와 함께 급하게 마당으로 나가 사진을 찍었다. 멀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몸통은 하얗고 날개 끝 부분이 검은 색인 듯 하다. 색깔로 보면 황새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황새는 저렇게 떼로 이동할 것 같지는 않다. 집에 들어와 검색해보니 겨울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흰기러기(snow goose)인 듯 하다. 영어 이름인 눈 기러기가 더 정겹게 들린다. 원주민들은 눈 기러기를 하늘과 땅의 소식을 전달하는 메신저로 여긴다고 한다. 다른 기러기와 달리 눈 폭풍이 와도 하늘을 날아 간다. 늦추어서는 안될 삶과 죽음의 소식을 전하려는 듯이. 한국에서 온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 윌러밋 강변에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할까? 시간 내어 조지 로저스 공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202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