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화창한 월요일이다.
케이는 마지막으로 학교에 다녀왔다. 나와 제이는 오전 11시에 카맥스로 가서 차를 팔았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해두었기 때문인지 30분만에 차량 검사부터 판매 계약까지 모두 완료되었다. 온라인으로 견적 나온 금액 그대로 주더라. 온라인으로 견적 낼 때에도 마일리지를 약간 바꾸거나 옵션 등을 조정해 보았는데도 금액이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가격 협상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대충 받아들이는 것처럼 당신도 대충 받아들이십시오. 싫으면 팔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이런 방침일지도 모르겠다. 카맥스에서 불러준 리프트 차량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오후에는 전기 회사와 인터넷 회사에 전화해서 계약을 해지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 단어라도 못 알아들으면 큰 일 나는 것처럼 대했다면, 지금은 못 알아 들어도 그냥 편하게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만다. 답답한 쪽이 몇 번씩 다시 설명하고 확인받고 하더라.
발코니의 새모이통을 치우고 떨어진 씨앗들을 청소하고 나니 마음이 훵하다. 핀치, 준코, 치커디, 동고비, 비둘기, 송 스패로우, 토히, 시스킨 모두 겨울을 무사히 넘기도록 하여라. 마지막에 새들을 다 쫒아내고 바닥에 떨어진 씨앗들을 독차지하던 청설모도 잘 지내거라. 우리 집에 몇 번 방문했으나 사진을 찍을 틈도 없이 사라지곤 하던 허밍버드와 우리 집 모이통에 눈길도 주자 않았으나 벌레 찾아 아파트 단지 구석을 종종거리던 아메리칸 로빈도 안녕. 까마귀들은 알아서 잘 지내겠지.
내일 오전에 차를 렌트하고 인터넷 장비를 반납한 후, 오후에는 동료 박사 집으로 가구와 용품들을 옮길 예정이다. 때문에 인터넷 사용은 오늘까지만. 다행히 핸드폰으로 데이터 사용이 어느 정도 가능하니 간단한 정보들은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두 밤을 잔 후 출발, 비행기에서 한번 더 자면 인천공항 도착. 포틀랜드, 시애틀, 인천 모두 날씨가 좋을 예정이다. 다음 포스팅은 아마도 한국에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러 종류의 새 모이통을 멋있게 잘 달아놓은 집의 사진을 기념으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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