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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오리건 시티_엘리베이터 전망대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1. 14.

오전에 윌슨빌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오리건 시티의 (매우 오래된) 정부 소유 엘리베이터(이자 전망대)를 방문했다.

오리건 시티는 오리건 주에서 첫번째로 설립을 인정 받은 도시(city)이다. 오리건주가 1959년 정식으로 미국의 주로 인정받기 전, 1848년 준주로 설립할 때 임시로 3년 정도 주도로 지정되었다. 이후 세일럼 시가 공식적인 주도가 되었다. 오리건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인 포틀랜드는 오리건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주도는 아니다. 나는 포틀랜드에 오기 전에 오리건 대학교가 있는 유진 시가 주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착각이었다. 심지어 오리건 대학교는 유진 시가 아니라 유진 시 북쪽의 코발리스 시에 있다. 나도 포틀랜드 남쪽 레이크 오스위고에 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포틀랜드에 산다고 대답하곤 하니, 복잡한 미국 도시 시스템 때문에 생긴 오해를 너무 책망하진 말자.

엘리베이터 전망대 1층에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근처 윌러밋강, 아치 브릿지(arch bridge), 윌러밋 폭포(willamette waterfall), 철길을 내려볼 수 있다. (오리건주 건축의 전통이라는) 이끼로 덮힌 공장 지붕도 보인다. 1900년대 들어 아랫동네와 윗동네를 연결하는 계단을 대신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건설이 제안되어 1915년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십년 뒤에야 전기로 가동되는 설비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동안은 엘리베이터가 위아래로 어떻게 움직인 것일까?

윌러밋 폭포도 장관이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폭포라고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그 규모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비할 바는 아니다. 원래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인 치누크족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담긴 장소라는 점이 중요할 듯 하다. 미국 원주민에게 강을 거슬러 돌아오는 연어는 신의 선물로 여겨졌고, 윌러밋 폭포는 연어를 잡는 중요한 장소였다. 하지만, 1800년대 중반 윌러밋 폭포를 이용한 목재 가공소와 방앗간 등이 위치했고 이후 폐목재와 지푸라기를 이용한 제지 공장도 세워졌단다. 목재 및 제지 산업 쇠퇴와 함께 윌러밋 폭포 주변도 활력을 잃었지만, 최근 기금을 조성하여 원주민 공동체가 주도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2층을 나오면 절벽 위 동네가 바로 코앞이다. 윗동네 절벽에 조성된 좁은 공원의 바위와 이끼도 인상적이다. 어떤 집에서 오리건 소나무(Douglas Fir, 개솔소나무)와 다른 (한국에서 많이 보던) 소나무도 보았다. 괜시리 반갑다. (2024.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