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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중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공연

저녁 7시, 레이크 오스위고 주니어 하이스쿨 오케스트라 동아리 공연에 다녀왔다. 지난번 합창 동아리 공연과 달리 오스위고 호수 남쪽에 있는 레이커리지 하이스쿨(Lakeridge HS) 강당에서 열렸다.

처음 가보는 길, 가파른 언덕을 넘어야 학교가 나오더라. 오스위고 호수 남쪽이라 중간중간 오래된 철길도 지나야 한다. 호수와 언덕과 철길의 조합은 집 근처임에도 낯선 곳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7시쯤 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학교 주차장과 도로가는 차로 가득해서 주차할 곳이 없다. 다행히 근처 교회 주차장이 비어 있어 주차했다. 도로에는 차를 세워도 교회 주차장에는 차를 세우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 혹시 밤에는 주차장 문을 닫아 버리는 걸까? 이런 걱정을 하면서도 일단을 차를 세워 두었다.

차를 타고도 헤맸는데 걸으면서도 헤맸다. 강당을 찾지 못해 두리번 거리다가 자신있게 걸어가는 다른 가족을 따라 갔으나 강당 정문이 아닌 후문이고 문이 잠겨 있다. 애처롭게 손을 흔드니 안에 지나던 사람이 문을 열어 준다. 간신히 강당에 도착했으나 역시나 이미 좌석이 가득 찼다.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집에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케이는 어느새 빈 자리를 비집고 앉아 있다.

오케스트라 동아리에는 얼핏 보기에도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듯 하다. 반짝반짝 작은별만 겨우 연주하는 친구들부터 멋진 곡을 연주해내는 친구들까지 실력은 천차만별.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한 공연이었다. 마지막 곡은 지휘자 선생님 셋이 함께 학생들과 어울렸다. 케이도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단다.

레이커리지 하이스쿨도 규모가 크다. 체육 활동도 굉장히 열심인 듯 각종 트로피와 선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강당을 나와 보니 불을 밝힌 야구 경기장에서 경기가 한창이다. 근처 지역 고등학교 야구부들의 리그가 진행 중이다. 진행팀이 음악을 틀고 간식을 팔면서 분위기를 돋우고 가족들은 잘하든 못하든 박수치며 응원한다. (2024.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