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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윌슨빌 공공도서관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1. 13.

윌슨빌 공공도서관(Wilsonville Public Library)에 다녀오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아파트 단지 내 벚꽃이 활짝 폈다. 포틀랜드 시내 월러밋강 수변공원 벚꽃도 이쁘다는데 이번 주말이면 다 떨어져 버릴 듯.

어딜 가나 노란색 스쿨버스가 참 많다. 이웃 도시인 비버튼 지역은 스쿨버스를 전기차로 바꾼다고 한다. 레이크 오스위고는 아직 전기차는 아닌 듯.

아내 제이가 도서관에서 하는 무료 영어 수업을 찾아보고 있다. 근처 레이크 오스위고 도서관은 한 달에 한 번 외국인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모임만 있는 반면, 이웃 도시인 윌슨빌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무료 영어회화 수업이 있다. 사는 도시가 어디든 누구나 영어회화 수업에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이라면 분명히 주소지를 따졌을 것인데, 색다른 경험이다. 월요일은 초급반, 화요일은 중급반. 제이는 일단 초급반 수업에 참석해 봤는데, 정말로 영어 처음 접하는 외국인을 위한 기초 수업이라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한다. 해서 내일 중급반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5번 하이웨이를 타야하긴 하지만, 차로 15분 정도 걸릴 뿐이니 아주 먼 거리는 아니다.

윌슨빌 공공도서관 바로 옆에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위한 기념 공원도 있는 듯 하다. 도서관은 도로보다 살짝 아래에 위치하고 1층 건물이라 벙커같은 느낌도 들지만, 벽면과 천장에 창이 있어 볕이 잘 들어 와 대체로 밝고 편안한 분위기다. 로비도 책으로 채우지 않고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세미나실이 많아서 소규모 모임을 하기에도 적절해 보인다.

나는 제이가 한시간 반 가량 수업에 들어간 동안 오리건주 지역 잡지와 신간 소설 약간을 읽었다. 오리건주나 윌슨빌에 대한 책들이 있는지 찾아보았는데, 미 서부지역에 대한 책들이 한 데 모여 있고, 오리건주와 포틀랜드의 오랜 역사 자료들도 정리되어 있다. 로비에는 신간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이 있고 사서들이 주제별로 꼽아 놓은 작은 원형 책장도 셋이나 있다. 사서들의 안목이 어떤지 바로 확인 가능할 듯. 도서관 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노인 분들을 도와 줄 할아버지 사서도 자리에 서서 작업을 하시다가 즐겁게 응답을 하신다.

수업이 끝난 후 (아마도 기념공원의 일부로 조성된 듯한) 작은 숲의 벤치에서 소풍온 듯 간단하게  샌드위치도 먹었다. 오리건주의 대표적인 텃세인 로빈이 벤치 주변을 통통 튀어 다닌다. 한 번의 소풍으로 끝날 지 인연이 계속 이어질 지. (2024.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