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 서쪽 해안인 캐넌 비치(cannon beach)에 다녀왔다.
원래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길인데, 레이크 오스위고시를 서북쪽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217번 도로가 보수 공사(?) 때문에 폐쇄되어 동네 사이사이로 돌아가느라 2시간이 걸렸다.
2시에 해안가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이미 만원. 조금 헤매다가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주택가 빈 곳을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해안가 집 사이를 빠져나가니 염생식물 군락과 모래 언덕을 넘어 넓디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우리의 목표는 헤이스택 록(Haystack Rock). 제주도 산방산이나 경주 문무대왕릉처럼 바다 가까이 있는 큰 바위섬이다.
모래사장을 걸어 헤이스택 록에 도착. 인증 사진을 찍은 후 케이는 물놀이 시작. 물이 차가워 파도에 발을 담그고 있기도 어려울 정도인데, 모래 안에 발을 파묻고 차가운 물을 버틴다. 파도가 쉬지 않고 몰려오다 보니, 파도 소리가 처얼썩 처얼썩 하는 리듬감 있는 소리가 아니라 비행기 엔진 돌아가는 소리처럼 웅웅거린다.
연 날리는 사람, 공놀이 하는 사람, 의자에 앉아 일광욕하는 사람, 물 속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강아지, 사진 찍는 사람, 갈매기에게 먹이 주는 사람, 모래 언덕에서 미끄럼틀 타는 아이들, 졸졸 내려오는 물길에서 물장난치는 아이들…
한 시간여쯤 놀다가 차로 돌아와 간식을 먹고 조금 떨어진 모스 레스토랑(Mo’s restaurant)에 식사를 하러 갔다. 바닷가 바로 옆 식당이라 사람이 많다. 30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자리를 안내받았다. 새우햄버거, 피시앤칩스, 클램차우더(조개 수프)를 주문했다.
식사가 끝나니 5시 30분. 오늘 선셋은 7시 24분. 다시 헤이스택 록까지 해안 모래사장 산책. 이쪽 편에서 걸어가니 파도에 밀려온 통나무들이 해안가에 가득 쌓여 있다. 몇몇 사람들은 마른 통나무 가지를 모아 불을 피운다. 원래 불피우기 금지지만 이미 (전날) 타다 남은 장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산책 후 조금 기다리다 선셋 구경. 근처 숙소에 있던 사람들도 시간 맞추어 바닷가로 나온다. 순식간에 해가 바다에 삼켜지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된다.
서둘러 어둑어둑해지는 산길을 넘어 집에 돌아오니 밤 9시. 먼 거리는 아니었으나 포틀랜드와 캐넌 비치 사이에 놓인 산을 넘어가는 길이다보니 조금 더 피곤했던 듯. (2024.3.16.)
'포틀랜드 일년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공연 (4) | 2024.11.14 |
---|---|
윌슨빌 공공도서관 (1) | 2024.11.13 |
봄이 (2) | 2024.11.13 |
유리병, 플라스틱 병, 캔 회수기 (2) | 2024.11.13 |
미국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 (1) | 2024.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