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살짝 내리는 토요일 이웃 도시인 맥민빌(Mcminnville)에 있는 에버그린 항공우주박물관(Evergreen Aviation & Space Museum)에 다녀왔다. 클락카머스 카운티 도서관 회원은 일년에 한번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역의 작은 도서관들이 연합하여 지역 문화단체들의 협찬을 받는 듯 하다. 도서관 회원을 늘리면서 문화단체 방문도 꾀한다. 한국도 작은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의 공동 기획이나 활동이 있으니, 다른 영역의 단체들과 연합하여 도서관 활동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찾아보면 좋겠다.
이 박물관은 에버그린 항공사가 소유하거나 기증받은 항공기/전투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초대형 수상 수송기인 스푸르스 구즈(Spruse Goose)는 1993년 실물을 기증받아 해안가에 보관하다가 2001년 분해해 현재 장소로 옮겨 재조립해 전시하고 있다. 저 큰 비행기가 물 위에 뜬다고? 본체를 나무로 만들었단다. 와우. 당시에도 물에 뜨는 크고 작은 수상비행기들이 많이 개발되었나 보다. 20달러를 내면 특별 해설/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전시장 곳곳에서 복원 중인 비행기를 위한 기부를 부탁한다는 홍보물도 보인다. 우주관에서는 (이미 1998년 퇴역했으나) 지금까지 개발된 비행기 중 가장 빠르다(마하 3.32)는 록히드사의 정찰기 SR-71, 일명 블랙버드(Blackbird)를 흥미롭게 보았다.
우리는 10달러씩 내고 비행 시뮬레이터를 체험했다. 앞서 어떤 노년 부부와 학생 둘은 전투기를 선택해 360도 회전하느라 정신없었는데, 케이와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이착륙하는 경비행기(Extra 3005)를 선택했다. 직원이 자꾸 전투기(fighter)가 아닌데 괜찮냐고 묻는다. 당연하죠. 우린 전혀 안 흔들리는 수송기나 여객기를 선택하려다 겨우 용기내어 경비행기를 선택한 거라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전투기에 도전해 보겠슈.
에버그린 항공우주 박물관 관람 후 맥민빌 시내에 있는 맥마켓(Mac Market)에서 늦은 점심으로 피자를 먹었다. 아래 커뮤니티 지도를 보면 우하단에 박물관이 있고, 우상단에 맥마켓이 있다. 맥마켓은 아마도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식당, 카페, 술집, 잡화점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듯 하다.
피자를 먹고 바로 집에 가긴 아쉬워 맥민빌 다운타운에 잠깐 방문했다. 호텔, 기념품점, 아트갤러리, 와인 시음 가게 등이 오래된 거리에 차분하게 자리잡고 있다. 여행객을 위한 공간.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보기 위해 맥민빌에 오는 것일까. 우리는 별다른 사전 정보없이 근처 마실 나오듯 왔던 터라 궁금함을 풀지는 못했다. (202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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