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협회(Neighborhood Association)에서 우편물을 받았다. 총회를 알리는 우편물이다. 동네협회가 뭐지?
미국의 행정 구역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특히 한국에서 미국 사례들을 찾아볼 때 카운티(county)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번역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웠다. 어떤 이들은 농촌 지역이라고 생각하며 ‘군’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운티 안에 도시가 있으니 한국의 ‘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에 와서 보니 카운티는 미국 국토를 빠짐없이 구분하는 최소 행정구역이다. 즉, 모든 장소는 카운티로 구분할 수 있다. 카운티별 면적은 매우 넓다. 그러면 카운티 안에 있는 도시(city, town, village)는 뭔가? 도시는 띄엄 띄엄 있다. 도시는 모든 공간을 커버하지 못한다. 그게 한국과 가장 큰 차이다. 한국은 최소 행정구역 단위까지 내려가도 공간적으로 빈 틈이 없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얘기를 더 풀어보자.
어쨌든 미국은 도시 단위(city/town/village)까지만 행정 기관이 있다. 한국의 읍/면/동에 해당하는 행정기관은 없다. 대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동네별 협회(neighborhood association)를 만들어 활동한다. 시에서 약간의 활동비를 보조해준다. 중요한 계획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동네별 협회에 우선 통보하고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준다. 대신 시정부가 요구하는 최소 조건(연간 두번 이상 정기총회 개최, 회장단 선출 주민 투표, 모임 공지, 회의록 작성 등)을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모임이라서 동네협회가 잘 굴러갈 때도 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도 많다. 최소조건을 못 채운 동네협회는 인증 유보 상태가 된다.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동네 협회가 잘 조직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대응에 큰 차이를 보였기에, 최근에는 동네 협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곳에도 동네협회가 있다. 운영이 잘 됐다가 안 됐다가 부침을 겪은 듯 하다. 얼마 전까지는 운영은 되지만 유보 상태였다는데, 올해는 뭔가 열심히 해서 조건을 채웠는지, 며칠 전에 총회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우편물도 받았다.
누가 동네협회 활동에 가장 적극적일까. 아마도 부동산 회사나 상가 연합이 아닐까 싶다. 부동산 회사는 동네 (협회) 별로 집값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 올리곤 한다. 아래 첫번째 사진은 포틀랜드 동네 (협회) 구역별 부동산 가격 등락 그림이다. 미국 전체적으로 집값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 와중에도 떨어지는 곳이 있다. 이런 곳은 아마도 동네 협회 활동도 여의치 않을 것이다. 두 번째 그림은 레이크 오스위고의 동네협회를 나타낸 지도다. 동네협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구역도 보인다. (2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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