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토리아 여행 둘째날. 컬럼비아강 해양 박물관(Columbia River Maritime Museum)과 바로 근처 컬럼비아 등선(Lightship Columbia)을 관람했다.
해양박물관은 오래전 컬럼비아강 하구를 탐험하고 운항하고 침몰된 다양한 선박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초기 미서북부 해안 정착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 초기 정착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원주민에게 연어 잡는 법을 배우는 과정과 대량으로 잡아들이다 연어가 멸종지경까지 이르게된 과정, 연어 통조림 산업으로 지역이 번창했으나 연어가 사라지자 참치 통조림 산업으로 변신한 과정, 큰 불이 나 목재로 지어진 마을이 모두 불타버린 재난, 험한 물길에 엄청나게 많은 선박들이 침몰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까지 한 번에 담기 힘든 많은 기록들이 모여 있다. 실제 선박들을 만질 수 있도록 전시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해양박물관 입장권이 있으면 바로 옆 하구에 정박시켜둔 (지금은 퇴역한) 컬럼비아 등선을 구경할 수 있다. 등선은 등대 설치가 어려운 지역에서 등대 역할을 하는 선박이라고 한다.
백인들의 정착기가 아닌 원주민과의 교류와 갈등 역사를 보려면 루이스 앤드 클라크 국립 역사공원(Lewis and Clark National Historic Park)도 방문했어야 할 것인데, 시간이 없어 돌아오는 길에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사실 정확한 위치나 전시 내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기도 했다. 그냥 야외에 몇몇 전시물들이 있는 기념 공원일 수도 있겠다.
어젯밤에 들은 바다사자의 컹컹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바다사자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소를 찾아갔더니 결국 어제 묵은 숙소 근처였다. 컹컹 소리가 워낙에 커서 멀리서도 정겹게 들을 수 있었지만 뉴포트처럼 가까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쉽긴 했다.
옛 화물선 철로를 한시간에 한두번씩 오가는 트롤리 관광열차를 타고 해안(하구연안)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일 듯 하다. 1달러에 한번 승차, 2달러에 하루종일 승차란다. 기차길 옆 걷는 길을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점심은 뷰오이 맥주 레스토랑(Buoy Beer Restaurant)에서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뷰오이는 라거와 애일을 만드는 애스토리아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다. 여행객들은 음식을 주문하고 낮부터 맥주 한잔을 즐긴다. 음식은 주문한지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하기에 맥주 몇잔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겠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배가 고프면 그냥 다 맛있다.
집에 오기 전 아쉬워서 애스토리아-메글러 다리를 한번 더 건넜다. 돌아올 땐 컬럼비아강을 따라 30번 국도를 달리고자 했건만, 이번에도 구글맵 네비는 (우리의 경로 선택은 무시하고) 뉴 영스 베이 다리(New Youngs Bay Bridge)를 건너 시사이드를 거쳐 캐논비치 직전 포틀랜드로 향하는 산 뷰 코스로 안내했다. 시사이드도 (해수욕과 서핑을 위해) 많이 찾는 여행지이지만 우리는 그냥 패스. 사실 중간에 커피를 마시려 시사이드의 스타벅스에 들렀지만 일요일은 세 시에 영업 종료라 어쩔 수 없었다.
어제 간 브루어리 포트 조지와 오늘 간 브루어리 뷰오이는 아마 오리건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 맥주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모든 매장에서 포트 조지와 뷰오이를 만날 수 있다. (202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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