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
이 즈음 미국인들은 1년 전부터 준비한 여름 휴가를 간단다. 그래서일까. 보험 갱신 등 요청한 일에 답이 없다.
며칠 전부터 간간히 폭죽 터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새벽엔 근처에서 십대 두명이 폭죽 터트리다가 불이 나는 바람에 소방차/경찰차 출동. 독립기념일에 너도나도 폭죽을 터트리는 건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통같은 것이라는데, 오리건주는 2012년부터 폭죽 터트리는 것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높이 쏘아 올리는 폭죽은 금지. 허가된 장소에서 허가된 전문 업체만 가능. 산불 등의 계기가 있었는지 등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도 십대들은 상관없이 즐기는 듯.
지역 게시판에는 애완동물들이 폭죽 소리에 놀라 경기를 일으킨다는 불만도 가득하다. 그래서인가, 레이크 오스위고나 타이거드 시는 독립기념일 행사를 불꽃놀이 대신 (조용한) 레이저 쇼나 드론 쇼로 대체했다. 타이거드의 드론쇼는 10분 가량 진행되었는데 예산은 8만 달러. 한국 돈으로 1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행사 후 게시판을 보니 타이거드 주민들은 드론쇼를 좀 더 화려하고 길고 역동적으로 키우거나 아니면 옛날 화려한 불꽃놀이를 다시 열라는 의견인 듯 하다.
오전에 F-15 편대가 레이크 오스위고를 지나간다는 소식에 시간 맞춰 탁 트인 공원에 나가봤지만 낌새도 없다. 집에 돌아와 쉬는데 갑자기 전투기 굉음 소리. 이미 지난간 것인지, 높이 날아서인지, 안 보인다.
저녁에 포틀랜드시 불꽃놀이 행사를 보러 갔다. 레이저 쇼나 드론 쇼보다는 불꽃놀이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나는 불꽃놀이 자체보다는 오랜만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나 보다. 이번엔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까 궁금했지, 불꽃놀이가 엄청나게 화려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포틀랜드시 윌러밋 강변에서 밤 10시 시작이라 집에서 9시에 출발.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없어 헤매다 주차 빌딩에 주차. 이벤트 날에는 종일 10달러면 되는 듯. 하루 종일 행사를 즐길 것이면 일반 주차장 보다는 이런 행사용으로 지정된 주차장이 더 낫겠다. 호손 다리로 이동했더니 벌써 사람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사람들을 헤치고 다리 중간쯤으로 이동했다. 난간 쪽이나 중앙분리대 쪽 앉을 만한 곳을 비집고 들어갈 수는 없어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10시가 되니 미국 국가가 울린 후에 불꽃놀이 시작. 한국만큼 이쁘지는 않지만, 나름 흥겹다. 빌딩 창문에 반사되는 불빛도 색다르게 즐길만 하다. 진짜 사람 구경. 호손다리를 꽉 메웠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에서 온 것인지. 드론 몇 대가 높이 떠서 호손 다리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던데, 안전을 위해 감시하는 드론이었을 수도 있겠다.
호손 다리 밑 맥콜 워터프론트 공원에서는 블루스 페스티벌(Blues Festival)이 열리고 있다. 크고 작은 무대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고 무대마다 공연이 열리는 중. 하루 입장료 50달러. 입장하지 않아도 거리에서 쿵작쿵작 음악을 즐길 수 있고 호손 다리에 올라가면 작은 무대를 볼 수도 있다. 생각보다 블루스 음악이라는 장르가 흥겹다. (20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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