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밴쿠버 여행 마지막 날.
오전에 호텔 체크 아웃 후 워터프런트(Canada Place)에 들러 한 시간 정도 산책했다. 시애틀의 워터프런트가 작은 업체들이 각 부두별로 모여 있다는 느낌이라면, 캐나다 플레이스는 큰 업체(Vancouver Convention Center, 밴쿠버 하버 비행센터 등)가 전체 공간을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우리는 실내로 들어가지는 않고 야외에서 수상 비행기가 이륙/착륙하는 장면을 주로 구경했다. 비행장처럼 수속하고 체크인하고 짐을 부치는 작은 공항터미널도 있다. (아마도) 빅토리아 섬까지 이동하는 항공편인 듯 사람들이 짐을 들고 이동한다. 체험용 비행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워터프런트 주변에 자전거 도로도 (차도 및 인도와 구분되게) 잘 만들어져 있고 뭔가 열정적으로 자전거 타는 이들도 많다. 워터프론트 앞이 주상복합 또는 고층 아파트라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보인다. 밴쿠버의 특징.
캐나다의 이상한 교통 신호 둘. 하나, 파란색 신호가 깜박인다. 둘, 좌회전을 금지하는 시간대가 도로마다 각기 다르다. 도로 폭이 좁고, 좌회전 차선이나 공간도 없고, 좌회전 금지 시간대도 있고, 뒤에선 바로 빵빵거리고. 밴쿠버 운전은 시애틀보다도 어렵다. 포틀랜드는 양반이다. 레이크 오스위고는 천국이다.
11시 20분쯤 미국으로 출발. 도중에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 이상 신호가 켜졌다. 주유소에 들러 타이어를 보니 외관상 별 이상은 없고 2달러를 내고 타이어 공기를 채워봤지만 이상 신호는 여전. 아마 타이어별 적정 공기압을 못 맞춰서 자동차 센서가 민감하게 반응한 듯 하다. 무리하지 않고 살살 운전하기로 했다.
미국 국경 검문소. 두 시간을 대기해야한다는 정보도 있었으나 캐나다 국경 검문소 만큼이나 널럴했다. 캐나다 어디 다녀왔냐, 물건 구입한 거 있냐는 형식적인 질문이 끝. 술 사왔냐고 물으면, 오리건 맥주가 더 맛있는데 밴쿠버 맥주를 왜 사겄슈…라고 답해보려 했는데 묻지 않더라. 미국-캐나다 국경에 피스 아치 공원(Peace Arch Park)이 있는데, 아쉽게도 미국 쪽 공원은 국경을 넘기 전에만 들를 수가 있는 듯 입구를 찾지 못했다. 대신 검문소를 지나 밖으로 빠져 작은 공원에서 검문소를 멀리 바라보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시애틀 방향으로 출발. 케이의 요구로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 근처에 들러 여객기 이륙하는 장면을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 밴쿠버부터 시애틀-타코마 공항까지는 3시간 30여분 소요. 마침 공항 근처에 코스트코가 있어 겸사겸사 연료를 넣고 끼니도 때우기로 했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먹는 코스트코 핫도그와 피자. 허기는 채웠으나, 기대와 달리 거리가 꽤 먼 것인지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해서 급하게 검색해 이착륙장 끝부분에 있는 SeaTac 공항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은 시애틀이나 타코마가 아니라 두 도시 중간에 있는 시택에 있나 보다. 그런데 왜 공항 이름은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인 것인지. 시택이란 도시는 왠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 듯 15분여 동안 계속 오르막길을 올랐다. 시택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비행기 이착륙을 보려 했으나, 이 주차장은 예약제로 운영해서 잠시 주차하려는 뜨내기들은 받지 않는다. 이번에도 허탕인가. 다행히, 어쩔 수 없이, 바로 앞 공항경전철(Angel Lake) 앞 5분 동안 정차할 수 있는 곳에 서서 비행기 두세대가 이륙하는 장면을 봤다.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출발.
중간 휴식 겸 경로 이탈은 이제 그만. 포틀랜드로 향하는 동안 날이 흐리고 비가 와서 멀리 있는 얼음산들을 다시 볼 수는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8시 30분. 올라갈 때는 합해서 6시간 걸리던 길을 내려올 때는 8시간 정도 운전한 듯. 그래도 I-5 공사로 도로가 폐쇄되는 날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다행으로 생각하자. 올라갈 때는 몰랐으나 버스와 2인 이상 탑승한 차량만 운행할 수 있는 전용 차선이 정체되는 구간마다 설정되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다음에는 잘 활용해 보자.
여행 다녀오는 기간 동안 걱정했던 식물들은 잘 살아남아 있었다. 다만 실내에서 키우고 있었던 양파는 폭발(?). 말 그대로 폭발해서 형체를 찾을 수가 없다. 양파 폭발. 들어보셨는지. (202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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