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밴쿠버 여행 둘째날. 스타벅스 매장과 워싱턴 대학교 도서관 방문.
오늘은 시애틀 방문하는 한국인이 즐겨 찾는 코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어찌 이동할까? 숙소 앞을 지나는 모노레일이 궁금하다. 아침 먹은 후 숙소 앞 시애틀 센터에서 다운타운 웨스트레이크 센터까지 (중간역 없이) 연결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했다. 이 모노레일은 1962년 세계 엑스포를 위해 건설된 후 주로 관광용으로 활용된다. 숙소(Hyatt House) 창문 바로 아래로 모노레일이 지나는 걸 볼 수 있는데, 실제 1.4km 구간이 도심 도로 위를 지나기에 건물 사이사이로 해안을 살짝 즐길 수도 있다. 다만 구간이 짧고 도시 업무 지구와 외곽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니, 시애틀 시민들의 교통 수요를 분담하는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겠다. 역시 관광용 모노레일.
모노레일에서 내려 10여분 정도를 걸어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Starbucks Reserve Roastery)를 방문했다. 도중에 왕복 12차선은 됨직한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널 땐, 서울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에서는 원두를 볶고 가공하는 커다란 기계를 보고 기념품과 빵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는 아들은 맛도 없는 커피를 만드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빈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여 사진만 찍고 나왔다. 군데군데 예약석도 있던데, 무슨 자리인 것인지?
(공중에 매달린 전기선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버스와 굴절버스를 보면서) 수변공원 쪽으로 15분쯤 내려갔다. 가다보니 파이크 시장 앞 사거리 모퉁이에 스타벅스 매장이 보인다. 들러서 커피와 음료수 주문했다. 1호점이 개장한 1971이라고 적힌 그림이 벽에 걸려 있으나, 1호점은 시장 쪽으로 꺽어서 좀 더 들어가야 한다.
유명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은 1907년부터 시애틀의 농민, 어민, 장인들이 식료품과 예술품들을 팔던 전통시장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운영된 파머스 마켓이라고 한다. 20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블록 안에 (언덕길의 건물답게) 층을 달리 하며 자리를 잡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도 처음에는 시장 안에 있었다고 한다. 현재 1호점이라 알려진 매장은 사실 4번째 매장이라고. 그래도 스타벅스를 본격적으로 알린 매장이기에 1호점이라는 명칭을 계속 쓰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점심으로 와일드 피시 포케(Wild Fish Poke) 식당에서 참치/연어 포케 두 그릇 주문해 먹었다.
식사 후 수변공원으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내려와 대관람차 등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숙소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녹색조끼를 입은 안내직원이 손짓하며 부른다. (다 이해는 못했지만) 반대편에 도착한 셔틀이 다시 되돌아와야 하는 것이니 서서 기다리지 말고 그냥 이 차에 타서 편하게 이동하라는 말인 듯. 길을 건너 셔틀에 탔더니 어제 탄 셔틀의 그 흑인 운전기사. 어제처럼 여행객들에게 쉬지 않고 말을 걸고 관광지를 소개한다. 어제 내린 위치에서 회차해서 이리저리 돌더니 우리가 기다리던 장소를 다시 지난다. (미리 알았으면 어제도 그냥 더 타고 있다가 내렸을 것인데…)
숙소에 돌아 와서 8층 옥상 라운지에 올라갔더니 앞편의 바다와 뒷편의 언덕이 두루 잘 보인다. 여기가 경치 맛집이로구나. 흩어지는 구름 속에서 음악 듣고 비행기 보며 시간을 보내다 내려왔다.
잠시 쉰 후, 차를 운전해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수잘로 앤 알렌 도서관(Suzzallo and Allen Libraries)에 찾아갔다. 이 도서관은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의 만찬장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조금 헤매다 가까운 길가에 무사히 주차하고 도서관에 입장했다. 고풍스런 건물 외곽만큼 높고 멋드러진 도서관 실내를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이 가져온 책들을 꼽아놓고 가는 것인지 한국 관련 책과 한국어 책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도서관에서 조용히 해달라는 입간판이 있다. 아시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도서관 뒷편에 있는 유명한 분수는 공사 중이다. 대신 근처 두꺼운 오래된 나무의 위용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었다. 주차한 곳을 지나 조금 올라가 워싱턴대 기념품을 파는 북스토어 구경했다. 덤으로, 뜻밖에 아시안 식품 매장인 H-mart를 발견해서 먹을거리를 소소하게 쇼핑했다. 방학이라 그런지, 학교와 거리에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아시아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숙소로 이동해 스페이스 니들 기념품 가게와 공원을 산책했다. 팜아트 뮤지엄 옆 어린이 놀이터도 나름 만족스럽다. 체력 방전. 새삼 차 없이 걸어서 여행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대단하다 싶다. 뚜벅이 여행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이제 더 못할 듯. (202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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