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밴쿠버 여행 셋째날. 국경을 넘어 캐나다 밴쿠버로 이동.
오전에 시애틀 숙소를 체크 아웃할 때, 캐나다 국경에서 식품 반입을 금한다는 정보에 남은 음식을 챙기지 못했다. 아까워라. 캐나다 밴쿠버로 구글맵 목적지를 설정하니 2시간 4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온다. 생각보다 얼마 안 걸리는군. 하지만 I-5 도로를 타고 가다보니 시간이 계속 늘어 세시간을 넘긴다. 국경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나 보다 생각했다. 시애틀 북쪽에는 높다란 얼음산들이 얼마나 많은지. 도로 좌우로 멀리 눈 덮힌 산들이 연이어 펼쳐져 있다. 운전하느라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순간을 눌러 담았다.
캐나다 국경 검문은 공항보다는 쉽게 끝났다. 차를 탄 채 기다리다 이동하여 여권을 건네주니 얼굴만 확인하고 금방 수속이 끝난다. 술을 가져왔냐는 질문에 No라고 대답. 알고 보니 미국 워싱턴주나 오리건주와 달리 캐나다에서는 술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살 수 없다. 알콜 전문점에만 구입 가능하다. 알콜에 엄격한 나라. 식품을 가져왔어도 괜찮았을 수 있지만, 운이 없으면 짐을 모두 검색당하는 경우도 있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자. 중간에 어떤 차량들은 옆 라인으로 빼서 검문을 진행하기도. 이유는 모르겠다.
밴쿠버 숙소(Century Plaza Hotel)는 다운타운에 있다. 주차장에 들어가니 숙소 열쇠가 있어야 셔터를 올릴 수 있다. 먼저 체크인을 해야 하는구나. 카운터 직원이 친절하게 웃으며 방을 업그레이드 해주었다고 웃는다. 주차장에 다시 가 셔터를 올리고 차를 주차했는데, 앗, 숙소와 연결된 통로가 없다. 그냥 주차장일 뿐. 다시 호텔 정문으로 가 짐을 내린 후에 다시 주차. 이것 참. 처음부터 정문에 차를 대고 체크인했으면 편했을 것을.
업그레이드 해준 방은 14층 모서리 방으로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건물들이 멀리까지 보인다. 창문 바로 앞에 파도 모양 외관을 지닌 건물이 마무리 공사 중이다. 거실에는 간단하게 취사할 수 있는 부엌도 있다. 신기하게 거실과 침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구조다. 와이파이가 작동하지 않아 직원을 불렀으나 결국 원인을 찾지 못하고 옆방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준다. 속도, 참기 어려울 정도로 느리다.
역시나 운전은 힘들다. 너무 피곤하여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쉬다가 저녁에 잠시 산책을 다녀왔다. 밴쿠버엔 아시안 사람들이 꽤 많은 듯. 여기저기서 한국어도 들린다. 관광객만이 아니라 직장인도 많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사이를 맹하게 돌아다니니 뭔가 묘하다. 캐나다의 대형 프랜차이드 서점인 인디고 서점을 구경하고 마트에 들러 먹을거리를 약간 샀다. 비싼듯 했으나 캐나다 달러로 표시된 가격이니 어쩌면 미국보단 비싸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숙소에서 소고기를 굽다. 구운 냄새를 빼느라 낡은 창문을 열었다. 창문 밖 발코니에 비둘기가 얼쩡거린다. 고기 구운 냄새를 맡은 것일까.
그동안 높은 건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교외 지역의 2층짜리 아파트에 반년간 살다보니 높은 건물에서 바라보는 야간 불빛이 낯설다. 이런 불빛이 얼마만인가. (202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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