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 다녀오다.
전날 공항에서 급하게 자동차 렌트 예약. 숙소 근처 9분 거리에 있는 힐튼 호텔에 애비스(Avis) 렌트샵이 있었다. 처음에 별 생각없이 오전 8시에 예약했다가 일어나기 무리일 듯 하여 시간을 변경하려 하니 계속 오류.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 다시 시도하니 성공.
조식을 먹고 9시 반에 케이와 함께 힐튼 호텔로 이동. 힐튼에서는 사람들이 럭셔리하게 옷을 입고 다니는 듯. 30분 가량 기다려 렌트 완료. 직원이 뭐라뭐라 설명하는데 차가 주차장 어디에 파킹되어 있으니 키 눌러서 잘 찾아가라는 말인 듯. 차(쉐보레 말리부)는 쉽게 찾았으나, 아뿔사 주차장을 빠져나갈 수 없다. 카드를 터치하라는데 우리는 받은 적이 없다고. 다른 차는 어쩌나 관찰해보니 통화 버튼을 눌러 뭐라뭐라 고함치니 열어준다. 우리도 따라해보자.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계속 신호만 간다. 뭐지, 하는 순간 대답 없이 열린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는 나사(NASA)의 우주선 발사대가 있는 곳. 최근에는 민간업체들도 이곳에서 우주선을 발사한다. 한달에 서너번씩 발사가 진행되는데 아쉽게 우리가 가는 주에는 발사 일정이 없었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면 미리 우주선 발사 일정을 확인해 보자. 아마 날씨가 도와준다면, 요금을 더 내고 발사 장면을 관람할 수 있을테다.
오리건 주는 유료 도로가 없지만 플로리다 주는 유료 도로가 많은 듯. 도로 요금은 국내 하이패스처럼 장비를 설치하면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 특이하게도 업체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다. 해당 업체 장비를 달지 않으면 또는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옆으로 빠져 현금으로 결재하고 도로를 통과해야 한다. 더구나 요금을 징수하는 지점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 렌트카 업체는 12달러를 추가 부담하면 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안 내면 도로 달리다가 계속 현금 내는 도로로 빠졌다가 돌아오거나 요금 없는 도로로 돌아가거나 해야 하는 듯.
1시간 여를 달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버스 투어하는 곳으로 이동. 버스 안에서 위에서 말한 발사대가 있는 곳을 둘러볼 수 있다. 제이는 도중에 커다란 악어도 보았다고 자랑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폴로 새턴5 센터. 미국 우주 개발 역사에 대한 설명, 새턴5 발사 관제소 장면 등을 설명해주는 영상을 보고 입장하니 거대한 새턴5 미사일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구경하다 힘들어 피자와 음료수를 시켜 먹었다. 나사 로고가 박힌 옷도 구입.
버스타고 돌아와 조금 이동하니 아틀란티스관. 우주왕복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조금 기다려 입장하니 우주왕복선 개발에 대한 영상을 하나 더 틀어준다. 금방 완료될 지 알았던 연구가 12년이나 걸렸다는 내용의 짧은 영화. 마지막에 아틀란티스가 지구로 귀환하는 장면이 크게 확대된다. 앗, 영상이 위로 열린다. 놀랍게도 실제 (이제는 낡은) 아트란티스호가 짠 하고 나타난다.
한참을 둘러보고 미끄럼틀도 타고 체험도 한 후 아틀란티스 관을 나와 바로 옆 Imax 영화관으로 이동. 20분 정도 후에 상영이라 하여 조금 기다린 후 입장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익사이팅한 내용이 아니라 미래 우주개발 방향에 대한 내용을 잔잔하게 설명한다. 연료를 쓰지 않고 원심력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실험 내용이 처음에 나온다. 그런데 제이와 케이는 40여분의 장면들을 하나도 기억할 수가 없다. 피곤해서 한숨 주무신 것. 에휴. 내용이 졸립긴 했다.
그만 우주센터를 나갈까 했으나 지나다보니 사전 정보에 없던 게이트웨이(Gateway)라는 곳이 보인다. 뭐지? 궁금해진다. 별 생각없이 들어갔더니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체험 공간이 나온다. 얼떨결에 Gate 4에 줄을 섰다. 알고 보니 4가지 주제의 우주 여행 시뮬레이션. 줄이 1층과 2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가족끼리 헤어지기 싫어 한 쪽에 몰아 섰더니 직원이 우리를 갈라 놓는다. 싫다고는 못하고 나누어 줄을 섰다. 들어가니 의자가 1층/2층으로 구분되어 있어 들어가는 통로가 달랐던 것일 뿐 같은 공간이다. Gate 4의 주제는 행성 탐험. 지구와 금성 등의 행성을 뚫고 지나간다. 놀이동산이 아니기에 전혀 역동적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예상치 못한 4D 체험이었다.
케네디 우주센터는 아이와 함께 한번 방문해볼만 하다.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노력에 앞으로의 계획을 보며 우주개발 예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데 표를 줄 수도 있겠다. Imax 영화관과 게이트웨이에서는 새로운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민간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더라. 놀이동산의 탈을 쓴 나사 홍보 센터에서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 투자 홍보 센터로 변모하는 중일까.
돌아오는 길에 아울렛 매장에 들러 옷을 몇벌 사고, 홀푸즈에서 일주일간 먹을 식료품 약간을 구입했다. 호텔 조식이나 식당 메뉴는 다 똑같아서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 간단한 음식 조리가 가능한 호텔이라 다행이다. (20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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