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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_둘째 날_파라다이스_스카이라인 트레일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2. 2.

어제 숙소 직원은 치누크 트레일도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국립공원 밖이라 입장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 그 직원은 어제 우리가 선라이즈에 들러 트레일을 올랐을 것이라 생각해서 국립공원 바깥의 트레일을 추천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에야 조금 걸어볼 예정. 어제 지나친 파라다이스 포인트에 가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구불구불한 숲 길을 30여분간 달리니 국립공원 입구(Stevens Canyon Entrance)가 나온다. 도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레이니어 산이 보이는 포인트에 내려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추워서 (가벼운 옷차림으론)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다들 패딩을 입고 돌아다닌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차량 당) 30달러를 입장료로 냈다. 입구에서 파라다이스 포인트까지 30분을 더 이동해야 한다. 까마득히 높은 산 중턱에 난 도로를 따라 절벽을 옆에 두고 올랐다. 도중에 차들이 모여 있는 포인트들이 있었으나 돌아오면서 보자며 패스. 아뿔사, 파라다이스 비지터 센터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자리가 없다. 한참을 내려가 차를 세우고 패딩을 챙겨 입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15분여를 걸어서 비지터 센터로 돌아 왔다.

비지터 센터에는 레이니어 산에 대한 간단한 전시물과 기념품점이 있다. 잠깐 구경한 후 매점에서 핫도그를 사 허기를 채웠다. 비지터 센터엔 중국인, 인도인, 중남미 사람들이 가득하다. 밖으로 나와 스카이라인 트레일(Skyline Trail)을 따라 산을 올랐다. 케이는 막대기 하나를 발견해 지팡이로 활용했다. 급한 경사길 한편엔 낮은 교목과 풀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있다. 레이니어 산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보면 레이니어 산 중턱에 걸린 구름일 터인데.

산을 오르다 곰을 봤다는 동영상도 여러개 올라와 있고 퓨마를 조심하라는 안내문도 있었지만, 우리는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대신 귀엽지만 강아지만큼 큰 다람쥐 마멋(Marmot)을 몇 마리 볼 수 있었다. 6,000피트 높이까지 오르니 얼음 덩어리가 쌓여있는 산과 얼음이 녹아 흐르는 폭포와 얼음이 흘러가 깍인 골짜기를 볼 수 있었다. 스키 장비를 메고 내려오는 할아버지도 있던데, 아침 일찍 산을 올라 스키를 타는 사람들도 있는 것인지.

산을 내려와 4시간을 운전해 집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여행이었으나, 국립공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정말 아름다운 도로와 트레일이었다. 날이 흐려 이번에도 별을 보지 못했지만 마치 캠핑을 온 듯한 숙소도 훌륭했다. 숙소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컵 세트도 분위기를 돋운다. (2024.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