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워싱턴주에 있는 세인트 헬렌 산(Mount St Helens)에 다녀오다. 지난주에 다녀온 레이니어 산보다는 포틀랜드에서 더 가까워서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가면 산자락에 닿을 수 있다. 날이 좋아서 I-5를 따라 워싱턴주로 건너가자 오른편으로 위가 평평한 눈 쌓인 헬렌 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1980년에 폭발한 이후 헬렌 산을 보려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방문자 센터가 여러 곳에 생겼다. 다만 아쉽게도 많은 방문자 센터가 5월에서 9월까지만 운영한다.
우리는 숲학습센터(Mount St Helens Forest Learning Center)를 먼저 들렀다. 1980년 헬렌 산이 폭발하면서 진흙과 돌로 뒤덮여버린 투틀강 계곡을 엘크와 야생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복원 작업이 이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센터 건물 옆에 있는 언덕 전망대에 오르니 헬렌 산에서 흘러나온 투들강 줄기와 복원된 생태계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엘크 무리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센터 전시실이 9월에 운영이 종료되어 관련 정보를 더 살펴볼 순 없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조그만 돌멩이 작품 하나 구입.
좀 더 헬렌산 근처로 이동해보고 싶었으나 1980년 폭발한 분화구와 가장 가까운 스피리트 호수(Spirit Lake)는 산을 빙빙 돌아가 두 시간이 걸리기에 포기. 대신 15분 정도 떨어진 콜드워터 호수(Coldwater Lake)가의 과학학습센터(Science and Learning Center at Coldwater)를 방문했다. 숲학습센터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폭발 지점이 과학학습센터에서는 보다 분명하게 보인다. 1980년 폭발 과정에 대한 20여분 가량의 (1991년에 제작된) 영상물도 볼 수 있었다. 엘크 서식지는 좁은데 엘크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조사에도 참여했다. 케이는 지진 관측을 위한 프로젝트에 기부도 했다. 호수가로 내려가 숲을 산책하거나 보트를 대여해 탈 수도 있는 듯 한데, 우리는 눈으로 즐기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집 근처 킬러 버거에 들러 햄버거를 먹고 들어왔다. 한국 돌아가기 전에 한 번은 먹어보자는 미션을 오늘에야 수행. 초록초록하던 동네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내 나무들이 노란 색을 입고 있다. 이제 곧 1월에 보던 쓸쓸한 모습으로 거리가 바뀌겠구나. (2024.10.5.)
'포틀랜드 일년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건주 캐논비치와 시사이드 여행_둘째 날 (29) | 2024.12.03 |
---|---|
오리건주 캐논비치와 시사이드 여행_첫째 날 (26) | 2024.12.03 |
일상_미 대선 부통령 토론회, 누가 잘했죠? 띠털곰은 뭔데요? 호박 어떻게 할거예요? (21) | 2024.12.02 |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_둘째 날 (26) | 2024.12.02 |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_첫째 날 (28) | 2024.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