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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오리건주 캐논비치와 시사이드 여행_둘째 날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2. 3.

조식을 먹고 시사이드 해변까지 산책하고 왔다. 어제 선셋을 본 장소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인어의 뼈 모형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작은 아쿠아리움의 입구다. 좀 특이할 수도 있지만, 동네 동물원 냄새가 나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좀 더 걸으니 모래 언덕을 가득 메운 염생식물 군락이 넓게 펼쳐진다. 태안군에도 사구와 염생식물이 있지만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모래언덕을 넘어가 파도를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앞 하천에서 카약을 타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케이가 애스토리아-메글러 다리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하여 20여 분을 달려 애스토리아로 갔다. 다리를 건너 워싱턴주를 찍고 다시 다리를 건너 애스토리아 다운타운에 있는 모스 레스토랑 근처에 주차하고 다운타운 상점들을 구경. 핼러윈에 맞춰 사거리 신호등에 올라 있는 마녀 인형들이 인상적이다. 정육점 앞에 회전톱과 망치를 들고 있는 험상궂은 사내 인형이 있어 놀랐는데, 고스트 투어 시작 지점이란다. 정육점 문이 닫히면 주인이 고스트 투어 가이드로 변신한 후 문을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정육점의 비밀 창고를 통과하면 애스토리아의 어둔 과거를 보여줄 어둡고 습한 비밀 지하통로가 나타나는 것인가?


걷다보니 12시가 되어 전에 애스토리아에 왔을 때 들렀던 포트 조지(Fort George) 브루어리를 다시 찾았다. 12시부터 영업 시작인데 벌써 사람들이 가득하다. 포레스트 피자 한판과 페퍼로니 피자 작은 걸 시켰다. 무알콜 맥주가 있어 IPA로 시켰는데, 맛있다. IPA의 씁쓸한 맛에 알콜이 없는데도 취하는 느낌. 식사를 마치고 매장 내 나선형 계단으로 내려오니 펍이 있다. 아, 2층에선 피자만 먹을 수 있고 1층에선 좀 더 다양한 안주를 먹을 수 있구나. 포트 조지의 맥주는 종류별로 다 마셔본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못 마셔본 맥주도 보인다. 여러 나라의 국기가 그려진 병맥주도 눈에 띈다.


뭘 할까 고민하는데 케이가 포켓몬고 루트를 따라 걷자고 제안한다. 오랜만에 포켓몬고를 켜보니 다양한 루트가 개발되어 있다. 1.5킬러미터를 꼬불꼬불 걷다보니 영화관 앞이 종착지. 대여섯 개의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다. 해양 박물관 앞에 도착한 트롤리 기차를 구경하고 퇴역 등선인 컬럼비아호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출발.


지난번에 구글맵이 양보하지 않아 못 가본 컬럼비아강 방향으로 루트를 잡았다. 도로를 따라 펼쳐진 강 뷰를 기대하며, 창문을 활짝 열고 달릴 수 있겠지 싶었다. 그러나, 강은 보이지 않고 1시간쯤 산 밑 철도 옆 도로를 달리다가 루이스 앤 클락 다리를 건너 워싱턴주로 빠지더니 결국 최근 몇 번이나 오갔던 5번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재미없는 길이었다. 구글맵의 안내를 믿어보자. (2024.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