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준코, 핀치, 치커디가 제 집 마냥 친구들 데리고 들락날락 거린다. 며칠 전부터는 풍금새(Towhee), 골드핀치(Goldfinch), 산비둘기(Dove), 지빠귀(Ameican Robin)가 나타나더니, 급기야 집 근처 나무에서 커다란 청솔모가 어슬렁 거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새들이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새 모이를 더 두면 (아무리 2층 발코니라도) 청설모나 쥐가 드나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쩔 수 없이 새 모이통을 치우고 발코니에 떨어진 씨앗들을 모두 치웠다. 저녁 늦게 모이통을 기대하고 나타난 새들이 갸웃거리며 발코니를 서성거리다 허망하게 날아간다.
너무 아쉬워서, 유리창에 붙이는 트레이 모이통에 씨앗과 밀웜 약간을 두었다. 새들은 유리창 근처에는 잘 오지 않는데, 아침에 보니 밀웜은 소리소문 없이 모두 사라져 있다. 며칠 지난 후에, 청설모와 쥐가 싫어하는 페퍼민트 기피제를 놓고, 그 날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씨앗만 모이통에 담아두려 한다. 새들에게 알려진 너무 핫한 장소보다는 감춰진 비밀의 먹이터가 되면 좋겠으나, 가능할 지 모르겠다.
방학이기에, 케이는 월, 화요일에 윌슨빌 도서관에 따라 왔다. 월요일에는 엄마가 듣는 영어회화 초급반 수업에 같이 들어갔고, 화요일에는 근처 체육공원에서 나와 함께 공놀이를 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스포츠 클럽에 참여하고 있더라.
영어회화를 마친 후엔 날씨가 좋아서 오리건 시티의 윌러밋 폭포까지 다녀왔다. 윌러밋 폭포는 조만간 원주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복원/재생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좀 더 가까이에서 아름답고 생기 가득한 경치를 즐길 수 있을테다. 아쉽게도 우리는 낡은 공장으로 어지러운 경치만 눈에 담았다.
6월 셋째주 일요일은 파더스 데이. 집 근처 레스토랑(Oven and Saker)에 가서 화덕 피자를 먹었다. 화덕피자와 칵테일이 전문인 곳. 칠판에 오늘의 특별 피자와 칵테일도 적혀 있다. 걸어왔으면 칵테일을 시켜봤을 것인데 차를 끌고 왔기 때문에 꿀향 가득한 루트비어만 마셨다.
6월 19일은 국경일인 Juneteenth Day. 처음 봤을 땐 10대들을 위한 날인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텍사스주) 노예제가 폐기된 6월 19일(june nineteenth)을 기념하는 날이다. 오래 전부터 자유의 날(freedom day), 해방의 날(emancipation day), 제2의 독립기념일(America’s second Independence Day) 등으로 불리며 기념해 오다가 2021년에야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202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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