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드 여행 마지막 날.
조식 시간을 빌어 숙소 로비의 레스토랑 식탁과 쇼파에 앉아보다. 매리어트가 운영하는 리조트형 숙소(Resident Inn)들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한데, 벤드의 숙소는 최근에 지어져서 좀 더 넓고 깨끗하다. 수영장이나 로비도 만족스러운 편. 매리어트는 조식만 개선하면 좋을 터인데 이런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전략일 듯 싶다.
숙소 체크 아웃 후에 데슈트 역사 박물관을 관람했다. 벤드에 1914년 세워진 최초의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벤드 주변지역의 산악 자전거 문화, 중부 오리건의 여행 가이드, 벤드에서 찍은 헐리웃 영화 이야기, 벤드의 목재 산업, 초기 도시 정착기의 전염병 대응 등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오리건의 화산 지형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도 볼만 했다. 박물관 근처에 있는 벤드 공공 도서관을 둘러보고, 박스 팩토리(Box Factory) 몰에 있는 미야기 라멘(Miyagi Ramen)에서 점심을 먹었다.
3시간 여를 달려 레이크 오스위고로 복귀했다. 중간에 시스터즈 산들이 보이는 뷰포인트에서 기념 사진을 찍긴 했으나, 아마도 산불 때문에 뿌연 하늘 탓에 선명하게 보이진 않는다. 벤드의 반건조 사막 지대를 벗어나 캐스케이트 산맥을 넘어 구불구불 서쪽으로 넘어오면서 몇 년 사이에 불타버린 산들을 연이어 만났다. 해가 갈수록 산불이 심해지고 있어 다들 걱정이 크다.
집에 돌아오니 웨스트 레이크 파크에서 콘서트가 열린다는 입간판이 보인다. 8월 말까지 네 차례 개최되는 야외 콘서트의 첫번째 일정인가 보다. 오늘은 피곤하니 패스. 다음 콘서트를 보자…라고 했는데, 저녁 먹고 기운 차린 케이와 제이는 콘서트장에 다녀왔다. 이 동네와 어울리지 않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전국노래자랑 같았다고.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무대 앞에서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셨다고 한다. (20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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