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드 여행 둘째날. 오전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쇼핑 몰(Old Mill District)과 드레이크 공원(Drake Park), 오후에는 하이 데저트 뮤지엄(High Desert Museum)과 라바 랜즈 비지터 센터(Lava Lands Visitor Center) 방문.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벤드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데슈트 강(Deschutes River) 가에 위치, 예쁜 건물들에 옷가게, 음식점, 술집, 카페, 영화관, 카약/패들보드 대여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입주해 있음. 우리도 오늘 옷 가게 구경하고, (들어가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스시집에서 점심을 먹고, 케이 수영복을 사러 세 차례나 방문. 숙소 바로 앞이라 내일 저녁 땐 걸어서 산책할 수도 있을 듯.
원래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데슈트 강 양안에 목재를 가공하는 두 개의 제재소(saw mill)가 있던 곳이었음. 1900년대 초부터 80년 동안 벤드 시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고 함. 한창 때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홉개 제재소 중 두 곳에 선정되었을 정도. 제재소가 너무 번창하다보니 오리건 주의 삼림을 황폐화 시키게 되고 결국 1950년 이후 오리건 주의 목재 산업은 쇠퇴. 1980년대 이후 두 제재소도 차례로 문을 닫게 됨. 1990년대 중반 부동산 개발업자가 부지를 구입하여 쇼핑몰과 수변공원으로 재개발함. 9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고 함. 캠핑용품점인 레이(REI)가 있는 건물 위로 솟은 세 개의 굴뚝, 아트 스튜디오 Anna Amejko, 콘서트홀 Hayden Homes Amphitheater가 대표적이라고.
점심 먹기 전 (월요일이라 문을 닫은) 데슈트 역사 박물관을 지나 오리떼가 쉬면서 먹이 활동을 하는 드레이크 공원에 들름. 드레이크 공원도 데슈트 강을 따라 길다랗게 조성되어 있으며 최근 수변 산책길을 새롭게 정비했다고 함. 가을에는 러버 덕 레이스 경기도 열린다고 하는데, 무슨 행사인지 매우 궁금. 우리는 거울 연못(mirror pond)에서 오리 떼가 잠수하며 먹이를 먹는 모습을 매우 즐겁게 구경했으나, 산책길에 가득 쌓인 개똥에 놀라 찜찜하게 마무리. 벤드의 유명한 맥주 회사인 데슈트 브루어리는 거울 연못이라는 이름의 맥주를 판매하는데, 신기하게도 우리가 오늘 마트에서 구입한 맥주가 바로 이 맥주였음. 워낙 ‘거울 연못’이라는 명칭이 붙은 곳이 많아 그 곳이 그 곳인지는 모르겠음.
오후에 방문한 하이 데저트 뮤지엄은 오리건 중부 사막 지역의 생태계와 과거 생활상을 실내와 실외에 적절하게 배치하여 보여주는 곳. 어른 입장료가 20달러라 비싼 듯도 했지만, 쉽게 보기 힘든 고슴도치, 붉은스라소니(bobcat), 흰머리수리(bald eagle), 비버, 수달 등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아깝지 않았음. 빅풋에 대한 영상이나 생활사박물관도 인상적.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감.
달레스-캘리포니아 하이웨이(Dalles-California Highway, 97번 도로)를 따라 10여분 더 내려가 라바 랜즈 비지터 센터로 이동. 이 센터에서 좀 더 이동하면 용암이 흘러 형성된 용암 동굴과 용암 호수를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음. 미리 알아보고 일찍 움직여 뉴베리 볼케이노(Newberry Volcano)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을 방문하는 일정도 넣었으면 좋았을 것. 아쉬움. 비지터 센터에서도 현무암이 쌓여 있는 대지를 경험할 수 있었음. 셔틀을 타면 바로 옆 용암 언덕(Lava Butte)을 오를 수 있었는데 막차를 눈 앞에서 놓쳐 버렸음. 그래도 언덕에 올라가지 않았지만 아래 편에서 언덕을 바라보며 넓게 펼쳐진 현무암 돌멩이들을 사각사각 밟아보는 경험도 새로웠음.
4시반쯤 일정을 마무리하고 올드밀 쇼핑몰의 레이 매장에서 케이 수영복과 다운타운에 있는 홀푸즈를 닮은 지역 마트(Market of Choice)에서 먹을 것 약간을 사서 숙소로 돌아옴. 케이는 저녁 먹은 후 숙소 수영장으로 수영하러 감. 혼자서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나이. (2024.8.5.)










'포틀랜드 일년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마지막 날_데슈트 역사 박물관 (1) | 2024.11.29 |
---|---|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셋째 날_스미스 록_페인티드 힐스 (0) | 2024.11.29 |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첫째 날_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0) | 2024.11.29 |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플라자 파머스 마켓 (1) | 2024.11.29 |
컬럼비아강 신들의 다리_화산 형제들의 이야기 (22) | 2024.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