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부터 나흘 동안 오리건 중부 지역인 벤드(Bend) 여행.
첫째날, 아침 7시 30분 출발. 5번 도로를 타고 1시간 반쯤 내려가 유진(Eugene) 근처 휴게소에서 핫도그로 간단하게 아침식사. 유진에서 동쪽으로 꺽어져 오레곤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멕켄지 하이웨이(McKenzie Hwy)를 타고 산악 지형을 오르기 시작. 몇 주 전부터 미국 전역 산림지역에 산불이 계속되고 있고 오리건 중부 지역에서도 산불 발생 중. 다행히 우리가 가는 길에서는 산불을 볼 수는 없었음. 다만, 아침 안개와 섞인 공기 층 사이로 멀리 있는 높이 솟은 산들은 희미하게만 보임. 길고 긴 덱스터 호수가를 지날 때는 매캐한 나무타는 냄새가 나기도 함. 아마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연기가 여기까지 이른 듯. 조금 지나니 다시 맑은 하늘.
쉬지 않고 지나갈 생각이었으나 몇몇 차량들이 멈추어서 있는 뷰포인트가 나타남. 호수 뒷편으로 눈이 남아 있는 산이 보이는 풍경. 잠시 내려 설명 판을 읽어 보니 오델 호수(Odell Lake)와 다이아몬드 피크(Diamond peak). 8700 피트 높이의 산. 호수가에는 줄지어 캠핑장.
레이크 오스위고에서 출발한 지 4시간 30분이 지나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 입구에 도착. 국립공원까지 들어가는 직선도로 양편은 어린 나무 숲으로 빽빽. 직선도로만 20분, 좌측으로 꺽어져 국립공원 입구까지 또 10여분이라니 넓다 넓어.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는 차량 당 30달러. 1년 동안 모든 국립 공원을 갈 수 있는 패스도 80달러로 비싼 것은 아님. 매년 국립공원 몇 군데를 여행하는 가족, 특히 모든 국립공원을 방문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미국인들에게 매우 유용할 듯. 하지만 우리는 국립공원을 몇군데나 방문할 수 있을지 불확실. 오리건 주에 있는 국립공원은 크레이터 호수가 유일. 그래서 하루 입장료만 지불하려 했는데, 요금을 받지 않음. 왜? 오늘은 기념일이라 무료. 2020년 미국 아웃도어 진흥법이 제정되었는데, 8월 4일은 이 법 제정을 기념하여 국립 공원 관리기금에서 입장료를 대신 내준다고 함.
입구를 지나 방문자센터까지도 20여 분이 소요됨. 오르는 길 옆으로 아마도 몇 년 전에 불타버린 나무들이 있는 숲, 사막 지형, 높은 산들이 연달아 나타남. 차량들이 많이 몰려있는 뷰포인트를 지나치지 못하고 내려보니, 와우, 크레이터 호수가 내려다 보임. 호수가 한눈에 들어와서인지 얼마나 넓은지 감이 오지 않음. 찾아보니 길이는 9.7km, 폭은 8.0km. 면적은 53제곱킬로미터, 평균 깊이는 350미터. 깊은 곳은 수심이 약 600미터임. 미국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호수라고 함. 해발 2000미터가 넘는 높이이자 호수 수면에서 최고 600미터 위의 절벽에서 수심 600미터에 달하는 맑고 푸른 호수를 내려다 보는 셈.
우선 원래 계획했던 스틸 비지터 센터까지 가봄. 호수를 뒤로 하고 내려가는 길은 구불구불하면서 옆에 난간도 없는 절벽. 낮에야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아니 살짝 조심하긴 해야 하지만, 불 없는 밤에는 절대 다닐수 없을 듯. 비지터 센터에서 스티커 몇장을 기념품으로 사고, 간식으로 배를 채운 후에 본격적으로 호수 경치 관람. 호수 가까이 있던 림 빌리지 센터 가까이 차를 세우고 호수를 따라 이동. 호수가는 절벽 밑에 위치해 있어 가까이 갈수는 없었음. 호수 안에 있는 위저드 섬(Wizard Island)에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음. 아마 따로 예약을 하면 가능한 듯. 두 시간 정도 걸고 사진 찍으면서 감상. 국립공원을 빠져 나오는 직선 도로에서 보이는 산봉우리들은 시스터 산인 듯.
벤드 숙소까지 달레스-캘리포니아 하이웨이(97번 도로)를 두시간 여 달려 도착. 숙소 옆 몰과 마트에서 장을 볼까 했으나 일요일 저녁이라 일찍 폐장. 가져온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일찍 취침. (20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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