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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셋째 날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1. 29.

벤드 여행 셋째날. 벤드 동쪽에 있는 스미스록 주립 공원과 페인티드 힐스에 다녀옴.

스미스록(Smith Rock) 주립 공원은 오리건 중부의 대표적인 반건조(semi-arid) 고사막(high desert) 지역임. 고사막이란 높은 산악 지대에 있는 사막을 말함. 오래전 (3천만년 전) 반복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크룩트 리버 칼데라(Crooked River Caldera)의 영향권에 있으며 칼데라에서 흘러나온 크룩트 강이 스미스록 지역을 관통하면서 스미스록의 독특한 지형을 만들었다고 함. 그리고 40만년 전에는 뉴베리 화산(Newberry Volcano)에서 분출된 용암이 비교적 젊은 스미스록을 추가했다고 함. 스미스록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스미스록의 다양한 형상들에 동식물의 영혼이 깃들었다고 본 듯. ‘스미스’라는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여길 발견한 군 장교, 의원, 이 지역 원주민의 대변인 등 주요 인물의 이름일 것이라 추측됨. 독특한 지형 만큼이나 (어제 하이 데저트 뮤지엄에서 본)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다는데, 정말 많은 수의 매와 수리가 높이 날고 있었음.

뷰포인트에서 사진만 찍고 이동할까도 생각했으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노인분들을 따라 걷다보니 (나름 유명한) 원숭이 얼굴 바위까지는 가보자 결심하게 됨. 절벽 아래다 보니 큰 나무가 없어 햇볕을 그대로 견뎌야 했음. 중간중간 외롭게 서 있는 나무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물을 마셔가며 1시간 30여분을 천천히 걷다보니 (크룩트 강에서 수영하는 그룹을 만나 걷기를 그만 포기하려 할 때쯤) 원숭이 얼굴 바위 발견. 돌아가는 길에 보니 구멍 패인 절벽을 올라가는 클라이밍 그룹들도 많이 있었음. 대단들 하여라.

도시락을 먹고 동쪽으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 페인티드 힐스(Painted Hills)로 이동. 스미스록에서 페인티드 힐스까지 가는 길엔 말과 소 목장이 가득. 소 먹이를 위한 초지를 기르기 위해 100미터 길이는 됨직한 물뿌리기 장비를 이동시키며 물을 뿌리는 장면도 압권. 페인티드 힐스는 붉고 노랗고 검은 흙이 번갈아 쌓여있는 언덕들임. 아주 오래전 서쪽의 화산들에서 분출된 재가 쌓인 후 여러 과정을 거쳐 금속 성분들이 산화되어 압축되고, 다시 재가 쌓인 후 산화되어 압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단단한 지층이 됨. 그때 그때의 기후 조건에 따라 춥고 습할 때는 빨간색 흙이 덥고 건조할 때는 노란색 흙이 만들어짐. 지금은 풍화 작용으로 언덕 표면은 고운 진흙 상태. 페인티드 힐스에서는 트래킹은 하지 않고 눈으로만 감상.

두시간 여를 달려 다시 숙소로. 너무 피곤하여 저녁 먹고 샤워하고 쉴까 했으나, 기운 차린 케이는 수영장으로. (202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