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올랜도 여행 다섯째 날.
오늘은 무더위에 연일 돌아다니느라 지쳐 쓰러진 몸을 회복하는 날. 케이는 정오가 넘어갈 때까지 침대에서 나오지 못한다. 방 청소하러 직원이 들어와도 침대를 옮겨 가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쉬는 김에 숙소 세탁실을 이용해 빨래도 했다. 원래 느긋하게 수영도 즐겨보려 했지만 햇살을 직접 받는 야외 수영장은 너무 뜨거워서 이용할 엄두가 안 난다. 물론 이런 햇살조차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은 있다.
오후 세 시가 넘어갈 때쯤 충분히 쉬었으니 뭐라도 하나는 해보자며 기운을 차렸다. 관광지구에만 머물지 말고 다운타운에 가보자. 토요일 오후니 다운타운에 가면 카페 등을 들러 올랜도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겠지 싶었다. 우선 우리가 여행갈 때마다 들르는 지역 역사박물관을 찾아보았다. 오렌지 카운티 내 가장 큰 도시답게 올랜도 다운타운에 오렌지 카운티 역사 센터가 문을 열고 있다. 참고로, 미국 내 오렌지 카운티는 총 8곳이 있는데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의 오렌지 카운티는 과일 오렌지와 관련이 있고, 나머지는 네덜란드 오렌지 왕족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 한다.
오렌지 카운티 역사 센터는 5시 폐장이니 시간이 없다. 후다닥 챙겨 나와 우버를 불러 도착하니 3시 50분. 직원이 폐장 1시간 전이라 알려준다. 그 정도면 충분하죠. 아담한 역사 센터엔 우리 외 연인 두 명만 관람 중. 올랜도 시와 오렌지 카운티를 포함한 플로리다 중부 지역의 역사가 원주민 땅의 강탈, 서구 열강의 쟁탈전, 대규모 (오렌지) 농장과 흑인 노예, 남북 전쟁, 노예 해방, 인종 차별(KKK단), 시민권 운동(흑인 인권 운동), 대규모 냉해 피해 발생과 (멕시코와 캘리포니아주로) 농장의 이주, 디즈니 월드의 건설과 관광 산업의 발달, 비행장과 군 기지, 우주 센터와 우주항공 산업, 인구 증가와 (버려진 농지의) 도시화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관람을 마치고 에올라 호수 공원(Lake Eola Park)이나 다운타운을 걸어보기로 했다. 에올라 호수 공원까지 가는 길에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 호수 공원을 잠시 산책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두운 구름이 몰려오며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천둥번개 소식 때문에 사람들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주로 직장인들이 주중 점심시간 정도에만 호수공원을 이용하는 것인가. 비가 오는 중에 아기자기하고 이쁜 카페를 찾아 차를 마시며 쉬어보려 했으나, 거리엔 음악이 쿵쿵거리는 클럽만 보일 뿐이다. 다들 클럽에 모여 있었군. 밖에서도 열어 놓은 문 사이로 어두운 공간에 화려한 불빛과 음악 속에서 술과 음료를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못 들어가겠군.
결국 공공도서관을 한바퀴 돌아본 후, 도서관 앞에서 우버를 불러 숙소로 돌아왔다. 우버 타고 오는 길에 기아 센터(Kia Center)가 크게 보여 검색해보니 농구팀 올랜도 매직의 경기장인데, 기아가 작년 12월 센터 건물 소유자인 암웨이에게 ‘이름 사용권’을 구매하여 ‘기아 센터’로 명명했다고 한다. 언제까지 ‘기아 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NBA 경기가 있는 시기라면 겸사겸사 들러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옆 호텔 근처 마트에서 소소하게 먹을거리를 구입하는 것으로 오늘 일정은 끝. (202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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