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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한인 미용실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1. 20.

미국 온지 4개월 만에 미용실에 다녀왔다.

한국인 원장님이 있는 곳을 고르다보니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이웃 동네인 비버튼까지 가야했다. 조그만 미용실 지니 헤어 살롱. 어라. 미용실 원장님은 한국인인데 우리가 예약한 미용사 조이는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시작할 때 원장님이 내 생각을 묻고 언더컷이 아니라 블렌드 컷이라고 조이에게 설명을 해준다. 조이는 머리 다듬은 후에 “전과 달라보이네(You look different)…”라고 말하며 웃는다. 케이는 머리카락을 계속 기르고 싶어해서 파마하느라 생긴 층을 없애고 앞머리를 다듬는 정도로 그쳤다. 복실복실한 머리카락이 사라지니 한층 성숙해 보인다. 당분간 현지인이 됐다.

벤모(venmo)라는 미국 송금 앱을 처음 써봤다. 한국의 카카오뱅크와 비슷하다. 큰 마켓, 레스토랑, 카페에서는 현금을 잘 받지 않는데, 미용실 같은 소매점은 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나보다.

케이는 현지인 머리를 감수해보려고 딕스에 가서 모자 하나를 업어 왔다. 포틀랜드 농구팀인 트레일블레이저스(Trail Blazers) 모자다. 농구 경기를 보지 않아서 어떤 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모자는 나름 잘 어울린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풀을 밟아가며 산에 새로운 길을 내는 사람, 즉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해서 만들어가는 개척자를 뜻한다고 한다. 내 생각에 괴짜(weird)보다는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나 (비슷한 뜻인) 파이어니어(pioneer)가 오리건주나 포틀랜드의 정신을 더 잘 표현하는 단어인 듯 하다. 여기 사람들은 남들이 머뭇거리며 안 하는 일에 가장 먼저 도전한다는 사실 자체에 열광한다. NBA 농구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성적은 상관치 말자. 그냥 열광하자. (2024.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