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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오리건 서해안 뉴포트 여행_데포 베이 고래관찰센터_링컨시티 유리공예점

by 포틀랜드 일년살이 2024. 11. 16.

뉴포트 여행 둘째날. 데포 베이의 고래관찰센터와 링컨시티의 유리공예 상점을 거쳐 집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 체크 아웃하기 전에 숙소 앞 바람 부는 해변을 잠깐 걸었다.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과 바람소리는 역시나 흥을 돋우지 못한다.

뉴포트는 게 잡이 체험으로도 유명한데 이런 날씨에도 체험을 할까? 직접 체험하지 않더라도 구경은 해보고 싶다는 케이의 요구에 게 잡이 체험 현장을 찾으러 야퀴나 베이 다리를 왕복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실패. 정말 없었던 건지 우리가 못 찾은 것인지 모르겠다. 설령 게 잡이가 가능했더라도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 체험객도 거의 없었나보다. 다시 돌아와 바다사자 한번 더 보고 어제 못 먹은 (현금으로만 계산되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우리는 게 잡이 체험 현장을 찾느라 지나치고 말았지만, 이 지역의 어업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야퀴나 베이 다리 아래편에 있는 태평양해양유산센터(Pacific Maritime Heritage Center)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 잡이 체험 현장은 못 보았으니,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실망한 케이를 설득하는 소리. 해안 경치에 감탄하며 북쪽으로 이동하여 데포 베이(Depoe Bay)에 있는 고래관찰센터(Whale Watching Center)에 도착했다. 고래관찰센터는 무료로 운영되고 자원활동가가 이런저런 설명도 해주고 쌍안경도 빌려준다. 카메라를 설치해 고래가 지나다닐 길이나 바다사자가 쉬어가는 부표를 화면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케이와 나는 망원경으로 한참을 찾아 보았으나 고래는 흔적도 없다. 사실 알고 있었다. 고래가 많이 지나가는 날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데포 베이에서 더 유명한 장면은 바다 낚시 또는 고래 관찰 체험 요트가 흔들리는 파도를 뚫고 좁은 통로를 따라 (과감하게)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이다. 실망한 케이가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화를 삭이다가 엄청난 모습을 발견했다며 나를 끌고 나온다. 멀리서 요트가 다가와 맴돌더니 갑자기 속도를 내 좁은 통로를 통과한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

오리건 코스트 해안도로를 따라 좀 더 위로 올라가 링컨시티의 유리공예점(Jennifer Sears Glass Art Studio)에 들렀다. 직접 만든 유리공예품을 팔기도 하고 직접 유리 공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케이는 작은 유리 구슬을 구입했다. 이 유리공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지역의 유산을 사랑하며 자원활동하는 사람들, 이를 관광에 연계시키는 상인들의 결합에 대한 이야기.

링컨시티에서 한시간 삼십분을 달려 집으로. 산을 넘으니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 비오고 흐린 날에 잠깐씩 보여주는 투명한 파란 빛이 견딜 수 없을만큼 좋다. (2024.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