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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떼와 작은 새들 벤드 여행 다녀온 후부터 치커디, 준코, 핀치가 발코니에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이게 모두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거리며 까악까악 고함치는 까마귀 무리 때문이다. 나름 발코니의 무법자였던 핀치 무리조차 아침 저녁으로 모이통이 잘 있는지 확인하며 모이통에 잠시 앉았다 떠나버린다. 까마귀 떼는 언제까지 어슬렁거릴 것인가? 까마귀들은 발코니에 걸어 놓은 씨앗이나 밀웜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단지 영역을 표시하듯 집 앞 교회와 주차장 공간을 순회하거나 나무 가지에 앉았다 갈 뿐. 하지만 작은 새에게는 그조차 생존의 위협이겠지. 집 앞 교회 주변에 무리를 지은 까마귀는 미국 까마귀(American Crow)인 듯 하다. 미국 까마귀보다 더 큰 레이븐(Common Raven)이라는 까마귀도 있다고 하는데, 워.. 더보기
포틀랜드 마운트 타보 공원 오전에 포틀랜드 사우스 이스트 지역에 있는 마운트 타보 공원(Mount Tabor Park)에 다녀왔다. 타보 산은 용암이 분출하여 만들어진 (이제 활동을 멈춘) 작은 사화산(extinct volcano)이다. 아주 오래 전에 활동을 멈추었기에 1900년대 초까지 화산인지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1890년대 말 목재 산업 등으로 인해 포틀랜드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오염된 윌러밋 강 물 외에)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타보 산에 저수지를 만들게 된다. 1894년부터 1911년까지 크고 작은 저수지를 계속 조성해 모두 네 개의 저수지를 만들었다. 동시에 1908년 포틀랜드 시의 공원으로 지정하고 산책로 등도 조성했던 듯. 공원 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건설회사 직원이 이 곳이 화산 지형임을 알게.. 더보기
일상_재패니즈 가든_트레이더 조_야외 음악회 오전에 포틀랜드 시내 재패니즈 가든, 오후에 동네 트레이더조 마트, 저녁에 웨스트 레이크 공원에서 열린 콘서트에 다녀오다. 요새 날이 다시 흐려지고 있다. 일기예보는 다음주까지 계속 흐림인데 수요일 하루만 날이 맑다고 한다. 토요일엔 비 소식도. 이왕이면 산불이 더 나지 않을만큼 많이 내렸으면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닌 듯. 이번엔 후드산 전경을 보아야지 했는데 포틀랜드 시내는 맑아도 후드산 쪽은 흐려서 보이지 않는다. 재패니즈 가든 내 카페(Unami Cafe)에서 녹차와 모찌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라 기대가 컸는데, 그에 비하면 차 맛은 그닥.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트레이더조(Trader Joe’s) 마트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5분 거리로 가까운데도 가볼 생각을 못했다. 우리가 ..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마지막 날_데슈트 역사 박물관 벤드 여행 마지막 날. 조식 시간을 빌어 숙소 로비의 레스토랑 식탁과 쇼파에 앉아보다. 매리어트가 운영하는 리조트형 숙소(Resident Inn)들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한데, 벤드의 숙소는 최근에 지어져서 좀 더 넓고 깨끗하다. 수영장이나 로비도 만족스러운 편. 매리어트는 조식만 개선하면 좋을 터인데 이런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전략일 듯 싶다. 숙소 체크 아웃 후에 데슈트 역사 박물관을 관람했다. 벤드에 1914년 세워진 최초의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벤드 주변지역의 산악 자전거 문화, 중부 오리건의 여행 가이드, 벤드에서 찍은 헐리웃 영화 이야기, 벤드의 목재 산업, 초기 도시 정착기의 전염병 대응 등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오리건의 화산 지형에 대해 설명해주..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셋째 날_스미스 록_페인티드 힐스 벤드 여행 셋째날. 벤드 동쪽에 있는 스미스록 주립 공원과 페인티드 힐스에 다녀옴. 스미스록(Smith Rock) 주립 공원은 오리건 중부의 대표적인 반건조(semi-arid) 고사막(high desert) 지역임. 고사막이란 높은 산악 지대에 있는 사막을 말함. 오래전 (3천만년 전) 반복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크룩트 리버 칼데라(Crooked River Caldera)의 영향권에 있으며 칼데라에서 흘러나온 크룩트 강이 스미스록 지역을 관통하면서 스미스록의 독특한 지형을 만들었다고 함. 그리고 40만년 전에는 뉴베리 화산(Newberry Volcano)에서 분출된 용암이 비교적 젊은 스미스록을 추가했다고 함. 스미스록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스미스록의 다양한 형상들에 동식물의 영혼이 깃들었다고 본 ..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둘째 날_하이 데저트 뮤지엄 벤드 여행 둘째날. 오전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쇼핑 몰(Old Mill District)과 드레이크 공원(Drake Park), 오후에는 하이 데저트 뮤지엄(High Desert Museum)과 라바 랜즈 비지터 센터(Lava Lands Visitor Center) 방문.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벤드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데슈트 강(Deschutes River) 가에 위치, 예쁜 건물들에 옷가게, 음식점, 술집, 카페, 영화관, 카약/패들보드 대여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입주해 있음. 우리도 오늘 옷 가게 구경하고, (들어가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스시집에서 점심을 먹고, 케이 수영복을 사러 세 차례나 방문. 숙소 바로 앞이라 내일 저녁 땐 걸어서 산책할 수도 있을 듯. 원래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데슈..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첫째 날_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일요일부터 나흘 동안 오리건 중부 지역인 벤드(Bend) 여행. 첫째날, 아침 7시 30분 출발. 5번 도로를 타고 1시간 반쯤 내려가 유진(Eugene) 근처 휴게소에서 핫도그로 간단하게 아침식사. 유진에서 동쪽으로 꺽어져 오레곤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멕켄지 하이웨이(McKenzie Hwy)를 타고 산악 지형을 오르기 시작. 몇 주 전부터 미국 전역 산림지역에 산불이 계속되고 있고 오리건 중부 지역에서도 산불 발생 중. 다행히 우리가 가는 길에서는 산불을 볼 수는 없었음. 다만, 아침 안개와 섞인 공기 층 사이로 멀리 있는 높이 솟은 산들은 희미하게만 보임. 길고 긴 덱스터 호수가를 지날 때는 매캐한 나무타는 냄새가 나기도 함. 아마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연기가 여기까지 이른 듯. 조금 지나.. 더보기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플라자 파머스 마켓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 다녀왔다. 여름이라 복숭아, 딸기, 베리, 옥수수, 꽃다발 등을 판매하는 부스들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과일, 빵, 음료, 술을 시식하고 시음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우리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야채, 과일, 옥수수를 구입했다. 소시지, 소고기, 치즈, 소스 등도 사고 싶지만 진열해 두는 것이 아니라 목록에서 선택하면 냉장 상자에서 꺼내주는 방식이라 통과. 뭔지 잘 모르겠는 음료수도 궁금하고 귀여운 철제 새 모형도 끌렸으나 구경만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오늘 오전에도 밀레니엄 플라자 파머스 마켓에 다녀왔다. 일주일 만인데도 파머스 마켓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신선 과일과 옥수수 점포는 줄어들고 요거트 점포가 새로 보인.. 더보기
컬럼비아강 신들의 다리_화산 형제들의 이야기 오늘은 컬럼비아 강 상류 쪽을 돌아다녔다. 몇달 전에 멀트노마 폭포를 다녀온 후 컬럼비아 강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 내일부터 날이 더워진다는 소식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 전에 못 가본 컬럼비아 강 주요 포인트를 방문해 보기로 했다. 여기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후드강 합류 지점을 지나 로웨나 크레스트 뷰 포인트(Rowena Crest Viewpoint)까지 가볼까도 했으나 많이 피곤할 듯 하여 신들의 다리(Bridge of the Gods) 근처의 컬럼비아 고지 박물관(Columbia Gorge Museum)을 일차 목표지로 했다. 오리건 주에서는 유료 도로나 유료 다리를 만난 적이 없는데,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를 연결하는 신들의 다리는 지날 때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 다리는.. 더보기
푸실스 공원 여름 콘서트 저녁에 다운타운 푸실스 공원(Footheels Park)에서 열린 여름 콘서트에 다녀왔다. 레이크 오스위고 시는 매년 여름 푸실스 공원, 밀레니엄 플라자, 웨스트 레이크 공원에서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연다. 오늘은 포틀랜드 페스티벌 심포니가 와서 공연하는 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의자와 돗자리와 먹을거리를 가지고 공원에 왔다. (한국과 달리 간이 의자를 배치해주지 않기 때문에) 자기 앉을 곳은 알아서 직접 챙겨야 한다. 오늘 공연에서는 마치 뮤지컬처럼 진행자가 이야기를 하면 이에 맞추어 음악을 연주했다.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옷을 맞춰 입고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모녀도 있고 음악과 별개로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집중하는 듯 하면서도 산만하지만, 여하튼 흥겨운 분위기다. .. 더보기
트라이언 크릭 주립공원 산책 아침을 먹고 트라이언 크릭 주립공원에 다녀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케이도 함께 출동. 오전에는 바깥도 시원한 편이지만 숲 속은 서늘할 정도다. 반바지에 반팔 티 입은 케이는 처음에 춥다고 햇살 나는 자리를 찾아다녔을 정도. 이제 안 가본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걷다 보니 아이언 마운틴 트레일(Iron Mountain Trail)을 새롭게 만났다. 아이언 마운트 트레일의 끝에서 자전거 길을 따라 걸으면 북쪽으로 루이스 앤 클락 로스쿨이, 남쪽으로 월러밋 강과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이 나온다. 우리는 온 길을 거슬러 다시 방문 센터로 돌아왔다. 베리가 다 익고 난 후 보라색 꽃이 핀다. 나무를 감고 올라가 하늘 높이 피어 있는 하얀 나팔꽃도 있다. 터줏대감 로빈도 몇 마리나 봤다.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더보기
동네 공원에서 열리는 영화 상영회 저녁에 동네 웨스트 레이크 공원에서 영화 상연을 했다. 한국에서도 많이 하듯이, 여기서도 여름 밤 공원에서 주민들이 모여 늦게까지 영화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많이 연다. 상영하는 영화가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물고기 ‘도리’이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으나, 역시 분위기는 확인해야지 하며 저녁 8시에 공원으로 갔다. 이미 100여명의 주민들이 의자나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다. 페이스 페인팅과 풍선 인형을 만들어주는 부스가 있고, 그 양 옆으로 팝콘을 나누어주는 코너와 슬러시를 파는 코나 아이스(Kona Ice) 푸드 트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케이와 나는 축구공 차며 노는 어린 친구들 옆에서 미식축구 공 던지며 놀다가 테니스를 잠깐 했다. 어둠이 내려 영화가 시작할 즈음 코나 아이스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