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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일년살이

시애틀의 늦가을, 벨뷰에서 낙엽 밟기 주말에 시애틀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시애틀 외곽의 벨뷰(Bellevue)에 숙소(Hyatt House Seattle/Bellevue)를 잡았다. 벨뷰 다운타운까지 10분, 시애틀 스페이스 니들까지는 20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우리는 방문하지는 않고 지나면서 보는 것으로 그쳤지만, 벨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본사가 위치해 있고, 본사의 방문자 센터도 한번 가볼만한 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올 여름 벨뷰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근처 레드먼드로 많이 옮겼다고 하는데, 비지터 센터는 계속 유지하는지 모르겠다. 반면 아마존(Amazon)은 올 가을에 시애틀 내에 있던 사무실을 벨뷰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어쨌든 시애틀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 IT 기업의 사무실이 집중되면서 벨뷰.. 더보기
핼러윈 때 무얼 하나요? 동네에서 사탕받기 하며 놀아요. 10월 31일은 핼러윈 데이. 레이크 오스위고에서 우리 동네가 핼러윈 때 가장 핫한 곳이라 한다. 7시에 차를 끌고 공원 쪽으로 가보니 온갖 복장을 갖춘 소년소녀들과 가족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많은 집들이 화려하게 집 앞을 꾸며 두었다. 음악과 연기가 나오는 집도 있다. 집주인들도 핼러윈 복장을 하고 꼬마 손님들을 맞는다. 이런 정성이라니. 아마도 동네협회 회장이나 간부들이라서 이렇게나 신경을 쓰는게 아닐까도 싶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사탕받기(trick-or-treat)를 계속한다. 케이도 TK와 함께 사탕받기에 나섰다. 돌아다니다 학교 친구들도 만나고, 한국인 가정도 방문했다고 한다.깜깜한 밤에 아이들끼리 돌아다녀도 안심이 되는 동네로구나라는 새삼스런 깨달음. 이렇게 안전한 동.. 더보기
미국식 학교 면담의 날? 초중고 학부모-선생님 컨퍼런스 오늘과 내일 이틀은 학부모-선생님 컨퍼런스(parent-teacher conference)로 학부모와 선생님이 면담하는 날이다. 한국의 스승의 날과 비슷한 날인가? 이름만 들었을 땐 모든 선생님과 학부모가 한 데 모여 주제별/과목별로 회의를 하는 모임인가 싶었다. 실제로는 과목별 선생님들이 과목을 듣는 학생들의 학부모를 개별적으로 만나서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초등학교 때는 학기 초에 학부모가 선생님을 만나는 일정이 있지만, 중고등학교에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과는 달리 담임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은 담임이라는 제도도 없기에) 모든 교과 선생님들을 다 만나서 과목별로 어떻게 적응하고 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얘기 나누는 시간이라니. 물론, 과목별로 10여분 밖에 안 되.. 더보기
중학교 핼러윈 댄스 파티가 어떻다고? 수요일 저녁 케이의 중학교에서 핼러윈 댄스 파티가 열렸다. 케이는 지난 여름 올랜도에서 구입한 해리포터 슬리데린 교복을 입고 아파트 친구 TK와 함께 참석했는데 해리포터 코스튬을 입고 온 애들도 몇 명 있었다고 한다. 어떤 여학생들은 똑같은 컨셉의 옷을 맞춰입고 오기도 했다. 종이 박스로 로블록스 코스튬을 만들어 입고 온 친구도 특이했다고. 나는 파티에 들어가진 못하고 케이를 내려준 후 돌아왔다. 케이가 보여준 사진을 보니 체육관에서 조명 키고 음악 틀고 춤을 춘 듯 하다. 먹을거리도 팔았는데 피자 1달러 초콜릿 1달러로 가격이 친절하다. 같은 학년 친구 C가 피자와 초콜릿으로 한 턱 냈다고 한다. TK는 스폰지밥 소리 흉내내기로 2달러를 받은 후에 케이에게 선물로 줬다. 항상 그렇듯이 심심하지만 그럭저.. 더보기
버섯 탐험대, 트라이언 크릭 공원으로 모여라 날이 화창하여 트라이언 크릭 공원에 다녀왔다. 최근 아침 저녁으로 비가 내리고 있어 공원 내 산책 길이 촉촉하게 젖었다. 습기가 많아지니 버섯이 여기저기 솟아난다.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쳤다. 하지만 죽은 나무 둥치에 핀 버섯 군락을 발견한 후부터 낙엽과 비슷한 색깔의 버섯부터 민들레 홀씨 모양의 버섯이나 노오란 뾰족뾰족 버섯까지 갖가지 버섯이 눈에 띈다. 한 번 눈에 익으니 돌아오는 길에 공원 입구 가까이에서도 찾을 수 있더라. 버섯 찾느라 계속 고개를 숙이고 걸었더니 아직까지 목이 결린다. 트라이언 크릭 공원은 때에 맞춰 버섯 탐험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잠깐 배운다고 먹을 수 있는 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할 수 있지는 못하겠으나, 지역 주민들의 경우 몇 년 동안 학습에 참여하고 매일 산책 길에 관찰하다 .. 더보기
옥수수밭 미로가 있는 농장 가을 축제 윌슨빌에 있는 농장(Yesteryear Farm) 가을 축제에 다녀왔다. 윌슨빌 도서관 근처라 집에서 15분여밖에 걸리지 않는다. 가을 축제가 끝나가는 무렵인데도 입구 500미터를 앞두고 차가 줄지어 서 있어 놀랐다. 1차선 도로라 농장 축제 직원들이 오가는 차들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 다행히 얼마 기다리지 않고 농장 안으로 들어가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나왔다. 농장 위를 가로지르는 송전선로에서 지지직거리는 전기 새는 듯한 소리가 계속 들린다. 오래되고 낡은 비효율적인 송전선이구만. 주거지는 아니라 덜하겠지만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신경쓰일 만 하다. 걷다 보니 키가 큰 옥수수밭 안에서 사람들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옥수수밭 미로다. 12달러씩 내고 입장. 작은 미로와 큰 미로를 차례로.. 더보기
오리건주 캐논비치와 시사이드 여행_둘째 날 조식을 먹고 시사이드 해변까지 산책하고 왔다. 어제 선셋을 본 장소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인어의 뼈 모형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작은 아쿠아리움의 입구다. 좀 특이할 수도 있지만, 동네 동물원 냄새가 나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좀 더 걸으니 모래 언덕을 가득 메운 염생식물 군락이 넓게 펼쳐진다. 태안군에도 사구와 염생식물이 있지만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모래언덕을 넘어가 파도를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앞 하천에서 카약을 타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케이가 애스토리아-메글러 다리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하여 20여 분을 달려 애스토리아로 갔다. 다리를 건너 워싱턴주를 찍고 다시 다리를 건너 애스토리아 다운타운에 있는 모스 레스토랑 근처에 주차하고 다운타운 상점들을 구경. 핼러.. 더보기
오리건주 캐논비치와 시사이드 여행_첫째 날 이번주 금요일은 선생님들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날이라 학교가 쉰다. 해서 금토 1박2일 동안 서해안에 다녀 오기로 했다. 첫째 날엔 1시간 30분을 운전해 캐논비치에 먼저 들렀다. 크레이터 호수나 레이니어 산을 다녀와서인지 1시간 30분은 동네 마실 나온 정도의 느낌이다. 전에 저녁을 먹은 모스 레스토랑 근처에 주차하고 점심 도시락을 먹은 후 캐논비치 해변으로 내려 갔다. 여전하다. 파도에 밀려 안개가 피어오르고 겹치어 몰려오는 파도 소리는 거칠다. 모래사장엔 물 빠질 때 미처 못 빠져나간 해파리가 보이고, 물 속 바위들엔 홍합이 가득 매달려 있다. 갈매기 떼는 전보단 줄었는데, 꼬마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며 쫒아가도 날지 않고 뛰어 다닌다. 바닷속에 보이는 무언가가 사람인가 통나무인가 궁금해 쳐다봤는데 한.. 더보기
화산 폭발의 기록, 워싱턴주 세인트 헬렌 산 여행 이번주엔 워싱턴주에 있는 세인트 헬렌 산(Mount St Helens)에 다녀오다. 지난주에 다녀온 레이니어 산보다는 포틀랜드에서 더 가까워서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가면 산자락에 닿을 수 있다. 날이 좋아서 I-5를 따라 워싱턴주로 건너가자 오른편으로 위가 평평한 눈 쌓인 헬렌 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1980년에 폭발한 이후 헬렌 산을 보려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방문자 센터가 여러 곳에 생겼다. 다만 아쉽게도 많은 방문자 센터가 5월에서 9월까지만 운영한다. 우리는 숲학습센터(Mount St Helens Forest Learning Center)를 먼저 들렀다. 1980년 헬렌 산이 폭발하면서 진흙과 돌로 뒤덮여버린 투틀강 계곡을 엘크와 야생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대.. 더보기
일상_미 대선 부통령 토론회, 누가 잘했죠? 띠털곰은 뭔데요? 호박 어떻게 할거예요? 기온은 쌀쌀하지만 하늘이 맑은 날은 계속된다. 화요일 저녁엔 와인을 마시면서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들의 토론회를 봤다. 부통령 후보들의 말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어렵다. 분위기는 막상막하. 대통령 후보 토론회보다는 ‘쟁점’에 보다 초점을 맞춘 듯. 기후변화, 이민자, 총기, 낙태, 주택, 경제 문제 등을 논하는데 공화당 반스 후보는 모든 걸 불법 이민자나 경제 문제로 연결시킨다. 트럼프 때 물가인상률이 매우 낮았다는 성과를 강조한다. 민주당 왈즈 후보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 얘기를 많이 했다. 공화당 세력이 많은 곳에서 민주당 정책들을 설득해 도입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강점인 듯. 불안한 트럼프의 위험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수요일 저녁에 집 앞 농구장에서 줄넘기와 농구를 잠깐.. 더보기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_둘째 날_파라다이스_스카이라인 트레일 어제 숙소 직원은 치누크 트레일도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국립공원 밖이라 입장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 그 직원은 어제 우리가 선라이즈에 들러 트레일을 올랐을 것이라 생각해서 국립공원 바깥의 트레일을 추천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에야 조금 걸어볼 예정. 어제 지나친 파라다이스 포인트에 가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구불구불한 숲 길을 30여분간 달리니 국립공원 입구(Stevens Canyon Entrance)가 나온다. 도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레이니어 산이 보이는 포인트에 내려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추워서 (가벼운 옷차림으론)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다들 패딩을 입고 돌아다닌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차량 당) 30달러를 입장료로 냈다. 입구에서 파라다이스 포인트까지 30분을 더 이동해야 한다. 까마.. 더보기
워싱턴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여행_첫째 날_선라이즈 주말에 워싱턴주에 있는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Mount Rainier National Park)에 다녀왔다. 레이니어 산은 정상 높이가 14,411피트(4,398 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에서 (알래스카 제외) 가장 높은 산이라는 소개를 처음 보고 눈을 크게 뜨면서 반갑게 놀랐다. 하지만 다른 자료에는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휘트니 산(Mt Whitney)이 14,505피트(4,421미터)로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소개된다. 로키 산맥의 엘버트(Elbert), 마시브(Massive), 하버드(Harvard) 산도 레이니어 산보다 약간 높다고 한다. 100피트도 안 되는 차이, 정상에 30미터짜리 돌탑이라도 세우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되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최고, 일등만 기.. 더보기
일상_중학교 스쿨버스와 피자가게 기부 행사 9월 첫주 수요일부터 케이의 중학교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첫날 케이는 스쿨버스가 너무 붐벼서 타기 어려웠다고 불평했다. 아마도 임시 건물로 학교를 옮기면서 학교 주차장이 좁아지자,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학부모가 아이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대신 스쿨버스를 타고 가라고 했나보다. 이틀만에 학교에서 스쿨버스 노선과 시간을 바꾼 후 학부모 이메일로 통보하였다. 집 앞을 지나는 스쿨버스 노선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시간대가 많이 변해 등교 때는 내가 태워다 주고 하교 때는 스쿨버스를 타고 오기로 했다. 노선이 바뀐 첫 날, 미처 소식을 못 들은 친구들이 있을 듯 하여 예전 스쿨버스 타는 곳을 들러보니 학생 넷이 기다리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낸 TK는 불러서 차에 태웠는데, 평소 안면이 없던 다른 세 친구들을 차.. 더보기
충북 충주시 국악 공연단 포틀랜드 방문 포틀랜드 주립대 국제교류처에서 출신 국가별 학생회나 단체들이 주관하는 많은 문화행사들을 소개해주는데도, 학생이 아니어서일까, 생각만큼 시간을 내어 참석하기가 어렵다. 충북 충주시에서 온 국악 공연단이 포틀랜드 주립대에서 공연을 했다. 정규 공연단은 아니고, 파머스 마켓 등에서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게릴라 공연단 느낌이다. 내가 참여하는 방문학자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L 교수님과 연이 닿아 공연장까지 섭외한 듯. 우리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도와준 L 선생님이 통역도 맡았다. 남도민요, 택견 시범, 가야금(12현, 25현), 판소리로 구성. 좀 정신없기는 했으나, 심심한 곳이라 뭐라도 특이한 행사는 기분 전환이 된다. 공연 끝나고 한과와 사과칩도 받아 맛있게 먹었다. (2024.9.12.) 더보기
미국 대선 토론회와 드라마 웨스트윙 9월 10일은 미국 대선 후보인 해리스와 트럼프의 첫번째 TV 토론이 있는 날. ABC에서 토론을 주관하지만 다른 방송사에서도 저녁 6시부터 중계를 해준다.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재밌게 들었다. 내가 보기엔 해리스가 트럼프의 위험성을 잘 부각시키면서 토론을 더 잘 한 듯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논의될 기회 자체가 없어서 토론회가 전체적으로 유권자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듯 하다. 거의 20년 전에 웨스트윙(The West Wing)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미국 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가치 차이를 백악관 참모들의 활동과 대통령 선거 토론 등을 통해 실감나게 묘사한 드라마였다. 웨스트윙은 백악관에서 미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곳을 지칭한다고 한다. 나는 아마도.. 더보기
오리건 역사 박물관과 고양이 조각상 포틀랜드 주립대 근처에 있는 오리건 역사 박물관(the Oregon Historical Society)에 다녀왔다. 토요일마다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 사우스 파크에 자리잡고 있다. 건너편엔 지난 겨울에 방문했던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이 있다. ‘히스토리컬 소사이어티’는 우리말로는 ‘역사학회’라 번역해야할 것인데, 1898년에 설립된 역사학회 내에 오리건 역사 박물관을 운영하는 센터가 있다. 역사학회가 운영하는 박물관 답게 초기 오리건주의 설립 과정에 대한 설명 자료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집하고 연구해온 글, 사진, 영상 자료를 활용하여 압축적으로 정리하고 있어, 전시물을 하나씩 살펴보려면 하루종일도 모자랄 듯 하다. 역사적 사건들을 각기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 더보기
자막 없이 영화 보기 도전_인사이드 아웃 2 영화관에서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았다. 럭셔리 쇼핑몰인 브릿지포드 빌리지에 있는 리갈 시네마(Regal Bridgeport Village)에 11시 50분 예약. 관람료가 오전에는 13달러 정도인데 12시를 지난 오후에는 15달러가 넘는다. 총 20개 관이 있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팝콘과 콜라를 바로 살 수 있었다. 팝콘과 콜라의 크기가 어마어마 하다. 시작 3분 전에 상영관에 들어갔지만 우리가 처음. 광고 시간 동안 네다섯 가족이 더 들어온다. 자막 없이 영어 대사가 들릴지 걱정했지만, 화면만 보고도 대충 내용을 유추할 만 했고 대사도 매우 쉬워서 다행히도 어려움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 끝난 후 크레딧에서 한국인 스텝 이름을 찾으며 기다리다 뒤늦게 나오려는데, 그 순간.. 더보기
조지 로저스 공원에서 카약 타기 조지 로저스 공원의 윌러밋강 비치에서 카약을 탔다. 여름 방학 시작할 때부터 카약을 타보자 했는데 여름 방학 끝날 무렵에야 겨우 소원을 이루었다. 2시 30분에 둘이 타는 카약을 예약했다. 2시간에 45달러. 여기에 팁 추가. 공원 입구부터 차들이 줄지어 주차해 있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오후가 되어 수변 모래사장에 그늘이 길게 만들어져서 한 켠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미국 사람들은 햇볓을 온 몸으로 받고 있지만, 우리는 불가능. 카약보단 패들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패들보드는 속도보다는 물에 떠 있는 느낌을 즐기기에 좋은 듯. 굉음을 내지르며 보트가 지나갈 때마다 생기는 파도에 출렁출렁. 서서 타 보려다 기우뚱 물 속으로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카약을 타고 나름 속도감을 즐기려 했으나, .. 더보기
Back to School Night 오늘은 새 학기 개강(9/3) 전에 학부모들이 학교를 돌아보고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Back to School Night 날이었다. 처음에 이름만 듣고는 졸업생들이 학교를 찾아와서 인사하는 날인가도 싶었다. 실은 새로운 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하는 날이었던 것. 지난 학기까지 케이가 다녔던 중학교 건물은 여름부터 리모델링 중이기에 이번 학기에는 임시로 옮긴 옛 초등학교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다. 이 초등학교는 이미 2012년에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건물과 시설들을 이웃 학교들이 사용해 오고 있었다. 케이도 지난 학기에 수업 몇 개를 여기서 들었었다. 학교 입구에서 교실 배치도를 받아서 케이의 수업에 해당하는 교실을 찾아 다녔다. 본관에 두 곳이 있고 나머지는 .. 더보기
여름에도 눈이 있는 후드산 여행_거번먼트 캠프, 팀버라인 랏지, 트릴리움 호수 드디어 후드산에 다녀왔다. 오전 10시 출발. 오리건시티(Oregon City)를 지나 다마스커스(Damascus), 보링(Boring), 샌디 시(City of Sandy), 마운트 후드 빌리지(Mt Hood Village) 등의 클락카마스 카운티의 마을과 도시를 거쳐 거번먼트 캠프(Government Camp)에 있는 후드산 문화센터/박물관(Mt Hod Cultural Center and Museum)에 우선 들렀다. 지나쳐온 마을 중 다마스커스는 2004년 도시가 되었다가 2016년 주민투표를 통해 도시 지방정부를 해산하기로 결정한 후 2020년부터 카운티 내 마을로 돌아간 특이한 지역이다. 미국에선 도시를 유지하려면 주민들이 추가적으로 세금을 내야하기에, 성장기에 의욕적으로 도시 정부를 설립하였다.. 더보기
까마귀 떼와 작은 새들 벤드 여행 다녀온 후부터 치커디, 준코, 핀치가 발코니에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이게 모두 아파트 단지를 어슬렁거리며 까악까악 고함치는 까마귀 무리 때문이다. 나름 발코니의 무법자였던 핀치 무리조차 아침 저녁으로 모이통이 잘 있는지 확인하며 모이통에 잠시 앉았다 떠나버린다. 까마귀 떼는 언제까지 어슬렁거릴 것인가? 까마귀들은 발코니에 걸어 놓은 씨앗이나 밀웜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단지 영역을 표시하듯 집 앞 교회와 주차장 공간을 순회하거나 나무 가지에 앉았다 갈 뿐. 하지만 작은 새에게는 그조차 생존의 위협이겠지. 집 앞 교회 주변에 무리를 지은 까마귀는 미국 까마귀(American Crow)인 듯 하다. 미국 까마귀보다 더 큰 레이븐(Common Raven)이라는 까마귀도 있다고 하는데, 워.. 더보기
포틀랜드 마운트 타보 공원 오전에 포틀랜드 사우스 이스트 지역에 있는 마운트 타보 공원(Mount Tabor Park)에 다녀왔다. 타보 산은 용암이 분출하여 만들어진 (이제 활동을 멈춘) 작은 사화산(extinct volcano)이다. 아주 오래 전에 활동을 멈추었기에 1900년대 초까지 화산인지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1890년대 말 목재 산업 등으로 인해 포틀랜드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오염된 윌러밋 강 물 외에)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타보 산에 저수지를 만들게 된다. 1894년부터 1911년까지 크고 작은 저수지를 계속 조성해 모두 네 개의 저수지를 만들었다. 동시에 1908년 포틀랜드 시의 공원으로 지정하고 산책로 등도 조성했던 듯. 공원 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건설회사 직원이 이 곳이 화산 지형임을 알게.. 더보기
일상_재패니즈 가든_트레이더 조_야외 음악회 오전에 포틀랜드 시내 재패니즈 가든, 오후에 동네 트레이더조 마트, 저녁에 웨스트 레이크 공원에서 열린 콘서트에 다녀오다. 요새 날이 다시 흐려지고 있다. 일기예보는 다음주까지 계속 흐림인데 수요일 하루만 날이 맑다고 한다. 토요일엔 비 소식도. 이왕이면 산불이 더 나지 않을만큼 많이 내렸으면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닌 듯. 이번엔 후드산 전경을 보아야지 했는데 포틀랜드 시내는 맑아도 후드산 쪽은 흐려서 보이지 않는다. 재패니즈 가든 내 카페(Unami Cafe)에서 녹차와 모찌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라 기대가 컸는데, 그에 비하면 차 맛은 그닥.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트레이더조(Trader Joe’s) 마트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5분 거리로 가까운데도 가볼 생각을 못했다. 우리가 ..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마지막 날_데슈트 역사 박물관 벤드 여행 마지막 날. 조식 시간을 빌어 숙소 로비의 레스토랑 식탁과 쇼파에 앉아보다. 매리어트가 운영하는 리조트형 숙소(Resident Inn)들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한데, 벤드의 숙소는 최근에 지어져서 좀 더 넓고 깨끗하다. 수영장이나 로비도 만족스러운 편. 매리어트는 조식만 개선하면 좋을 터인데 이런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전략일 듯 싶다. 숙소 체크 아웃 후에 데슈트 역사 박물관을 관람했다. 벤드에 1914년 세워진 최초의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벤드 주변지역의 산악 자전거 문화, 중부 오리건의 여행 가이드, 벤드에서 찍은 헐리웃 영화 이야기, 벤드의 목재 산업, 초기 도시 정착기의 전염병 대응 등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오리건의 화산 지형에 대해 설명해주..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셋째 날_스미스 록_페인티드 힐스 벤드 여행 셋째날. 벤드 동쪽에 있는 스미스록 주립 공원과 페인티드 힐스에 다녀옴. 스미스록(Smith Rock) 주립 공원은 오리건 중부의 대표적인 반건조(semi-arid) 고사막(high desert) 지역임. 고사막이란 높은 산악 지대에 있는 사막을 말함. 오래전 (3천만년 전) 반복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크룩트 리버 칼데라(Crooked River Caldera)의 영향권에 있으며 칼데라에서 흘러나온 크룩트 강이 스미스록 지역을 관통하면서 스미스록의 독특한 지형을 만들었다고 함. 그리고 40만년 전에는 뉴베리 화산(Newberry Volcano)에서 분출된 용암이 비교적 젊은 스미스록을 추가했다고 함. 스미스록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스미스록의 다양한 형상들에 동식물의 영혼이 깃들었다고 본 ..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둘째 날_하이 데저트 뮤지엄 벤드 여행 둘째날. 오전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쇼핑 몰(Old Mill District)과 드레이크 공원(Drake Park), 오후에는 하이 데저트 뮤지엄(High Desert Museum)과 라바 랜즈 비지터 센터(Lava Lands Visitor Center) 방문.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벤드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데슈트 강(Deschutes River) 가에 위치, 예쁜 건물들에 옷가게, 음식점, 술집, 카페, 영화관, 카약/패들보드 대여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입주해 있음. 우리도 오늘 옷 가게 구경하고, (들어가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스시집에서 점심을 먹고, 케이 수영복을 사러 세 차례나 방문. 숙소 바로 앞이라 내일 저녁 땐 걸어서 산책할 수도 있을 듯. 원래 올드 밀 디스트릭트는 데슈.. 더보기
오리건 중부 지역 벤드 여행_첫째 날_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일요일부터 나흘 동안 오리건 중부 지역인 벤드(Bend) 여행. 첫째날, 아침 7시 30분 출발. 5번 도로를 타고 1시간 반쯤 내려가 유진(Eugene) 근처 휴게소에서 핫도그로 간단하게 아침식사. 유진에서 동쪽으로 꺽어져 오레곤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멕켄지 하이웨이(McKenzie Hwy)를 타고 산악 지형을 오르기 시작. 몇 주 전부터 미국 전역 산림지역에 산불이 계속되고 있고 오리건 중부 지역에서도 산불 발생 중. 다행히 우리가 가는 길에서는 산불을 볼 수는 없었음. 다만, 아침 안개와 섞인 공기 층 사이로 멀리 있는 높이 솟은 산들은 희미하게만 보임. 길고 긴 덱스터 호수가를 지날 때는 매캐한 나무타는 냄새가 나기도 함. 아마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연기가 여기까지 이른 듯. 조금 지나.. 더보기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플라자 파머스 마켓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레이크 오스위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 다녀왔다. 여름이라 복숭아, 딸기, 베리, 옥수수, 꽃다발 등을 판매하는 부스들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과일, 빵, 음료, 술을 시식하고 시음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우리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야채, 과일, 옥수수를 구입했다. 소시지, 소고기, 치즈, 소스 등도 사고 싶지만 진열해 두는 것이 아니라 목록에서 선택하면 냉장 상자에서 꺼내주는 방식이라 통과. 뭔지 잘 모르겠는 음료수도 궁금하고 귀여운 철제 새 모형도 끌렸으나 구경만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오늘 오전에도 밀레니엄 플라자 파머스 마켓에 다녀왔다. 일주일 만인데도 파머스 마켓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신선 과일과 옥수수 점포는 줄어들고 요거트 점포가 새로 보인.. 더보기
컬럼비아강 신들의 다리_화산 형제들의 이야기 오늘은 컬럼비아 강 상류 쪽을 돌아다녔다. 몇달 전에 멀트노마 폭포를 다녀온 후 컬럼비아 강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 내일부터 날이 더워진다는 소식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 전에 못 가본 컬럼비아 강 주요 포인트를 방문해 보기로 했다. 여기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후드강 합류 지점을 지나 로웨나 크레스트 뷰 포인트(Rowena Crest Viewpoint)까지 가볼까도 했으나 많이 피곤할 듯 하여 신들의 다리(Bridge of the Gods) 근처의 컬럼비아 고지 박물관(Columbia Gorge Museum)을 일차 목표지로 했다. 오리건 주에서는 유료 도로나 유료 다리를 만난 적이 없는데,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를 연결하는 신들의 다리는 지날 때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 다리는.. 더보기
푸실스 공원 여름 콘서트 저녁에 다운타운 푸실스 공원(Footheels Park)에서 열린 여름 콘서트에 다녀왔다. 레이크 오스위고 시는 매년 여름 푸실스 공원, 밀레니엄 플라자, 웨스트 레이크 공원에서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연다. 오늘은 포틀랜드 페스티벌 심포니가 와서 공연하는 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의자와 돗자리와 먹을거리를 가지고 공원에 왔다. (한국과 달리 간이 의자를 배치해주지 않기 때문에) 자기 앉을 곳은 알아서 직접 챙겨야 한다. 오늘 공연에서는 마치 뮤지컬처럼 진행자가 이야기를 하면 이에 맞추어 음악을 연주했다.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옷을 맞춰 입고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모녀도 있고 음악과 별개로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집중하는 듯 하면서도 산만하지만, 여하튼 흥겨운 분위기다. .. 더보기